규제회의 7일 만에 '500년 보호림 훼손' 결정

[단독] 산림청, '환경파괴 논란' 평창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경기장 사실상 승인

등록 2014.03.27 15:28수정 2014.03.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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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청하고 있다.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청하고 있다.연합뉴스

'500년 보호림' 훼손 논란을 빚고 있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경기장 건설이 사실상 확정됐다. 환경 파괴 논란으로 경기장 건설이 보류된 상황에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주일 만에 경기장 건설이 결정돼 큰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27일 오전 중앙산지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슈퍼대회전 경기장 건설 예정지인 가리왕산 일부 산지 전용 허가를 승인했다. 가리왕산의 일부 형질을 개발이 가능하도록 변경하는 내용의 산지 전용 허가는 알파인스키 활강경기장 건설의 최종 단계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산림청이 조건부 승인을 내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 파괴 논란으로 경기장 건설이 보류된 상황에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주일 만에 경기장 건설이 결정돼 큰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가리왕산에 들어설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경기장 계획도다.
환경 파괴 논란으로 경기장 건설이 보류된 상황에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주일 만에 경기장 건설이 결정돼 큰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가리왕산에 들어설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경기장 계획도다.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규제개혁 점검회의 이후 일주일 만에 이뤄진 이번 산지전용허가에 대한 비판이 크다. 지난 7일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가리왕산 산지전용 허가를 보류했다. 올림픽 이후 산림생태 복원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하지만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경기장 건설 보류가 규제로 지목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최를 4년 앞둔 평창동계올림픽 스키장 건설도 덩어리 규제로 신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 뒤 산림청은 이날 중앙산지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환경 파괴 논란으로 경기장 건설이 보류된 상황에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주일 만에 경기장 건설이 결정돼 큰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환경단체인 '우이령사람들'이 지난 2012년 가리왕산 조사에 나선 모습이다.
환경 파괴 논란으로 경기장 건설이 보류된 상황에서,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점검회의 일주일 만에 경기장 건설이 결정돼 큰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환경단체인 '우이령사람들'이 지난 2012년 가리왕산 조사에 나선 모습이다. 우이령사람들

은수미 의원은 "가리왕산이 경기장 건설의 유일한 대안이라면, 복원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면서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경기장 건설 보류가 규제로 지적되자 속전속결로 경기장 건설이 확정됐다,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것은 규제개혁이 아니라 '파괴 드라이브'"라고 비판했다.

한편, 가리왕산에는 남한 최고의 원시림이 있다. 이 숲은 조선시대부터 국가가 보호해왔다. 2012년 6월 가리왕산 중봉 지역이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 경기장으로 결정되면서 보름 동안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500년 이상 보호된 숲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활강·슈퍼대회전 경기가 치러진 것은 단 6일에 불과했다.
#가리왕산 보호림 훼손 #평창올림픽 알파인스키경기장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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