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동자, 울산 동구청장 출사표

손삼호 '골리앗 투쟁' 당시 회계감사, 노동당 후보로...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록 2014.03.28 15:14수정 2014.03.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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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당 이향희 전 울산시당위원장과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손삼호 현대중공업노조 노동법률 수석연구위원, 황보곤 현 동구의원, 이영도 전 노동위원장이 3월 25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손삼호 동구청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 노동당의 울산지역 후보로 나섰다.
노동당 이향희 전 울산시당위원장과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손삼호 현대중공업노조 노동법률 수석연구위원, 황보곤 현 동구의원, 이영도 전 노동위원장이 3월 25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손삼호 동구청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 노동당의 울산지역 후보로 나섰다. 박석철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이 주력 대기업으로 노동자의 도시로 불린다.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이 자리 잡은 이곳은 지난 1987년 촉발된 노동자 대투쟁 이후 1990년대 초 중반까지 골리앗 투쟁 등 노동자들의 투쟁 대명사로 여겨졌다. 특히 1990년 현대중공업 골리앗 투쟁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재에 나선 일은 유명하다.

1990년 당시 현대중공업노조의 회계감사라는 노조 간부직을 맡으며 투쟁 중인 동료들이 있는 골리앗에 올라가 물품을 전달하기도 손삼호씨(56). 그가 6·4지방선거에서 노동당 울산 동구청장 후보로 나섰다.

현재 현대중공업노조 노동법률수석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31년간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면서 2012년까지 4년간 한국방송통신대학 법학과에서 학점을 이수했다. 그는 현재 이 배움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의 무료 법률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그는 배움의 끈을 이어가면서 영산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부동산 관련 학문을 공부하고 있다. 영산대학교 부동산연구소 연구위원이기도 한 그는 조선소 노동자가 부동산을 전공하는 이유에 대해 "산업화 과정에서 난개발된 울산 동구의 도시를 재정비 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1990년 골리앗 대투쟁 당시 현대중공업노조 사무국장이었던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난 2002년 울산 동구청장에 당선된 바 있다. 이갑용 전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동당 울산시장 후보로 나섰다. 1990년 골리앗투쟁 때 노조 간부였던 이갑용-손삼호씨는 이제 2014 지방선거 울산시장-동구청장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된 것이다.

현재 울산 동구의 구청장은 통합진보당 김종훈 구청장으로 김 구청장은 재선을 위한 행보를 넓히고 있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동당 손삼호 후보가 나선 것이 자칫 탈환의 기회를 노리는 새누리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손삼호 후보는 이에 대해 "야권단일화는 없다.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다음은 손삼호 후보와의 일문 일답

 울산 동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손삼호 현대중공업 노조 노동법률 수석연구위원
울산 동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손삼호 현대중공업 노조 노동법률 수석연구위원박석철
28일 오전 전화를 통해 손삼호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6·4 지방선거에서 울산 동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동구청장 출마의 꿈을 꿨으나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노동당의 동지들이 '도시 정비와 원·하청노동자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는 현장 출신 노동자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강한 주문을 했고, 얼마 전 출마의 뜻을 굳히게 됐다."

- 노동자의 도시 동구의 구청장에 출마하면서 각오는.
"노동자들이 대접받는 경쟁력 있는 도시 동구를 만들겠다는 것이 나의 슬로건이다. 특히 노동당은 하청노동자의 권익향상에 노력하고 있고 나도 하청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등한 위상과 처우를 받는 데 일조할 것이다."

-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이 이번 출마에 지지할 것이라고 보나.
"지금의 세계 최고 조선소 현대중공업이 있기까지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나 또한 노동현장에서 항상 동지들과 함께 해와 동지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동지들의 머슴이고 싶다. 이심전심, 동지들과 나의 마음은 하나일 것이다."

- 동구는 현대중공업 종사자가 많지만 일반 주민들이 대다수인데 주민들을 위해 뭘 할 수 있나.
"도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기습적으로 들어서면서 중소상인들이 일 년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동구에는 대단위 유통 자본들의 잠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중소상인 등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는 동구를 만들겠다."

- 현 통합진보당 김종훈 구청장이 재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단일화는 없나.
"현장 노동자로서 동지들의 심정을 잘 아는 내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단일화는 없을 것이다. 완주하겠다(한편 노동당 지방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를 묻는 질문에 "야권단일화를 하지 않고 완주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 현재 영산대학교 대학원에서 부동산 관련학을 전공하고 있던데, 무슨 이유라도 있나?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이 들어서기 전 아주 아름답고 조용한 도시였다. 동구 대왕암에는 신라시대 왕들이 즐겨 나들이를 왔다는 전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도시개발이 되면서 기형적인 형태, 난개발이 진행됐다. 아름다운 동구로 재정비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할 것이다."

-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과 노동당이 각각 후보를 내면 새누리당 후보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는데.
"무슨 소리하는가, 기계공학적인 연대는 이제 없어야 한다. 노동자들과 주민들도 오직 이기기 위한 물리적인 단일화를 곱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당당히 경쟁하고 주민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

한편 노동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울산시장에, 이향희 전 시당위원장이 중구의원에, 이영도 전 노동위원장 역시 중구의원에, 황보곤 현 동구의원이 동구의원에 각각 출마한다.

노동당은 지난 3월 13일 울산지역 6개 시민사회노동단체 대표자(비당원)들과 당원으로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이처럼 공천을 확정했고, 당원 투표를 통해 오는 28일 1차 후보선출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박석철 기자는 <오마이뉴스>시민기자 2014 지방선거 특별취재팀입니다
#울산 동구청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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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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