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 겉표지. 정창현 옮김, 272쪽, 1만4500원, 해냄
오키 모리히로
누구라도 죽어가는 순간만큼은 사람답게 해주고자 세운 '임종자의 집'과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고아의 집', 그리고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평화의 마을', 이곳에서 테레사는 살아 있는 매 순간을 사랑하는 데 전념한다.
그녀가 베푸는 봉사는 이미 가톨릭을 벗어난 더 큰 의미의 신화였다. 정작 테레사는 '가난한 사람'에게 사랑이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인도에는 마더가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심혈을 기울여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난과 병이 가득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왜 선진국에까지 구제의 손길을 뻗어야 합니까? 선진국은 경제력이 있으니 스스로 하도록 권하기만 해도 무방하지 않습니까?" (오키 모리히로)"오키, 당신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아무 불편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여기겠지만, 마음의 굶주림을 가진 이들도 많아요.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마음의 가난함, 그것은 한 조각 빵에 굶주리는 것보다 훨씬 가슴 아픈 일이 아닐까요? 당신은 진실로 당신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나요? 누구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체념하는 사람, 좀 더 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아이들, 자신의 방에 붙은 번호로밖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 - 1장 '가난한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중에서테레사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가 실은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배부른 사람이 배고픈 사람의 고통을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가난한 이들을 스승으로 여기고 그들을 사랑하는 데에 일생을 바쳐야 한다고 했다.
가진 자들이 가난한 이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몸소 가르친 것이다.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버림받고 병들어 죽어가는 이들을 사랑함으로써 사랑의 가르침이 인간에게 어떻게 실천되고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본보기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