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영10일 내림굿을 받은 송미영이 신복을 입고 굿판에 섰다
하주성
왜 접신이 되면 다들 울지부정을 친다. 굿판에서 제일 먼저 시작하는 부정굿이란 굿판의 모인 모든 사람들과 굿판을 정화시키는 굿거리이다. 모든 부정을 다 가셔 내림굿이 온전히 신령들이 흠향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제차이다. 그러고 나서 굿이 시작되었다. 시작한지 한 시간 쯤 지났을까, 송미영이 신복을 입고 굿판에 들어섰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송미영은 한국말을 다 알아듣기는 하지만 표현을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했다. 거기다가 굿판에서 그 많은 신령들을 일일이 호명하기도 쉽지가 않다.
"일본의 신당은 우리하고는 많이 달라요. 우리는 큰 절을 하는데 일본의 무당들은 허리만 굽혀 인사를 해요. 우린 굿판에서 타살굿같은 데서만 피를 보는 굿거리가 있는데, 일본은 꼭 굿을 하면 닭 같은 것들을 잡아 피를 뿌려요."이날 내림굿의 주제자인 고성주(남, 60세. 수원시 지동)의 말이다.
송미영은 굿판에 들어서자마자 도약을 하기 시작했다. 도약이란 접신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행위이다. 그러고 나서 목을 놓아 엉엉 울기 시작한다. 왜 내림굿을 받는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목 놓아 우는 것일까?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삼국시대까지처럼 단의 주인이요. 집제자가 아니다.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사람들은, '무당'이라고 해서 제대로 대우를 해주지 않는 부류의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