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전병헌 "개혁공천...쉽지 않아"무공천 철회 후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의 부당한 공천개입을 막자며 의원의 기초공천 관여를 배제키로 한 지도부의 의결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지도부와 교감을 나눈 전병헌(맨왼쪽) 원내대표는 비공개 전환 직전 "개혁공천 회의에서 기초공천에 국회의원이 관여하지 않기로 의결을 모았다"며 박수로 통과시키자고 제의했다. 그러자 "그게 무슨 소리냐", "의원이 공천에서 손 떼는 게 말이 되냐" 등의 고성이 오가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개혁공천을 놓고 지도부와 의원들 간 내분이 폭발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전병헌 원내대표.
남소연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김한길 공동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의원의 부당한 공천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자, 이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당연한 걸 왜 박수로 의결하냐"고 퉁을 놨다. 김 대표는 "현역 의원이 기득권을 갖고 줄 세우기 하지 말자는 의지를 밝히자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됐냐"라며 "여러분은 '의원은 무조건 공천에서 손을 떼라' 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 같은 데 그것과는 다르다"라며 상황을 수습했다.
최종 정리는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주도했다. 박 부의장은 "130명 의원은 두 대표를 신뢰해야 하고, 두 대표는 130명 의원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대표님들이 말씀하신 건 떳떳한 개혁공천을 하자는 말로 이해하고 구체적인 방법은 논의하면 된다, 여기서 논란을 벌이는 건 적절하지 않다, 박수로 동의해달라"라고 요청했다. 의원들은 박수로 동의 뜻을 표했다. 김한길·안철수 두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 의원과 악수를 나누며 '사태 수습'의 고마움을 전했다.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한 것은 공천심사위의 결정을 "공천에서 의원들은 모두 손 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결국 '오해'가 빚은 소동이다. 그러나, 이처럼 작은 오해가 큰 갈등으로 불거진 것은 당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의원이 격분한 이유 갈등이 폭발한 사정은 이렇다. 지난 13일 광주지역 의원 5명이 광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지지하겠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적 요건'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 현역 의원들이 나서 안철수 대표 측 후보를 공개 지지함에 따라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설이 나돌았다. 광주 지역 의원들은 "절대 교감한 게 아니"라며 수습하려 했지만 당 내 기류는 악화되기만 했다.
윤 위원장을 공개 지지한 김동철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광주는 역사의 고비마다 민주주의를 선도해왔다, 광주 시민들은 지금 광주가 또 다시 모범이 되길 기대한다"라며 "거기에 맞는 후보를 발굴해 광주가, 새정치연합이, 지방자치가 변해야 한다는 그 뜻을 (의원들이)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도부와 어떤 교감도 없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 직후 전병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부당한 공천 개입 금지' 조항을 박수로 의결하자고 제안하자, 상황이 극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마치 광주 지역 5명 의원들을 향해 '부당한 개입을 했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과 함께 윤장현 위원장을 공개 지지한 강기정 의원이 "누가 부당한 개입을 하냐"고 격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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