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조작사건 최종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4월 14일 KBS <뉴스9>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68.5%까지 올랐다는 뉴스를 첫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반면 수사결과 발표는 16번째로 배치됐다.
KBS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당일 메인뉴스를 보면 주요 방송사들이 국정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처럼 여겨진다. 과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유우성씨 사건 재판 1, 2심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숱한 증거위조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방송사들은 이처럼 관심을 가졌을까?
<단비뉴스>는 '국정원 간첩증거 조작사건'과 관련한 주요 신문들의 보도행태에 이어 지상파 3사와 TV조선, 채널A 등 모두 5개 방송사의 저녁 메인뉴스를 분석했다.
기간은 일간지와 동일하게 검찰의 허위 사진 제출 의혹이 제기된 2013년 7월 11일부터 국정원 협력자 김씨가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인 2014년 3월 5일까지 그리고 국정원 직원 김 과장이 구속된 지난 3월 19일부터 4월 2일까지 두 구간으로 나눴다.
중국의 위조통보 전,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아 2013년 7월 11일부터 2014년 3월 5일까지 8개월 동안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TV조선, 채널A 등 모두 5개 방송사 메인뉴스가 보도한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 관련 기사는 모두 합쳐 47건에 불과했다.
특히 유우성씨 간첩 입증 증거에 대해 여러 의문이 제기된 지난해 7월 11일부터 중국 공문서 위조 의혹이 나온 지난해 12월을 거쳐 중국 정부가 문서 위조 사실을 공식 확인한 2월 14일 직전까지 7개월간은 단 한 건의 기사도 내보내지 않았다.
그 사이 국정원의 증거 위조를 의심할 만한 여러 이슈들이 발생했는데도 주요 방송사들은 이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침묵을 지킨 것이다. 이런 '무보도' 행태는 주로 방송뉴스를 통해 여러 사회 현상을 접하는 대다수 수용자들을 무지 속에 가둬 버리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중국 정부가 위조 사실을 통보한 이후에야 비로소 간첩 증거 조작 사태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의 위조 통보와 민변의 기자회견 직후인 2월 14일부터 국정원 협력자 김씨 자살시도 직전인 3월 5일까지 KBS 6건(단신 2건 포함), MBC 9건(단신 4건 포함), SBS 11건(단신 1건 포함), TV조선 16건(단신 2번 포함), 채널A 5건씩 관련 기사를 보도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MBC는 간첩 증거 조작 기사를 평균 23.2번째, KBS는 16.8번째에 배치했다.
5개 방송사의 관련 기사 평균 배치 순서는 17.6번째로 나타났다. 중국의 통보로 사안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 됐으나 이슈가 커지는 것은 의도적으로 막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뉴스 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