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형아 누나, 우리가 기도해요"20일 저녁 경기 안산시 초지동 화랑유원지 원형 광장에서 안산지역 시민과 학생들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촛불을 밝혔다. 부모와 함께 이날 광장을 찾은 어린 아이들도 "단원고 형아 누나, 꼭 돌아오길 기도합니다"라고 손수 적은 편지를 꺼내들고 있다.
남소연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천안함 그리고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았습니다. 어이없는 대형사고를 겪으면서 늘 정부와 기득권이 말하는 '인재(人災)'와 그 '대책'을 보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아주 뼈저리게 보았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진심으로 말하자면, 느끼고 보기만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고 안심도 했고 무엇보다 사고가 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때의 다짐과 마음도 잊고 살았습니다. 워낙에 먹고살기 바쁘고 정신 없는 대한민국에 살았으니까요.
이제는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마무리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왜냐면 지금의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 입니다. 바로 옆 동네 아이들이 수백 명 실종 또는 사망했습니다. 마침 저의 큰 딸아이도 고2입니다. 정확히 제 딸의 친구 또래, 딸 아이의 친구들이 이번 사고로 희생되었습니다.
이게 어찌 남의 일입니까? 제게는 피해자 아이들과 같은 나이의 아이가 있습니다. 나와 가족도 언제든 사고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집안이 재벌도 아닙니다. 주위에 그 흔한 9급 공무원 하나 일을 부탁 할 곳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번 일을 남의 일로 생각한다면, 미래가 없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나의 아픔을 함께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실천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정권을 향해, 기득권을 향해 만나서 따지고 싶어도, 어디 가서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도 몰라 따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실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너무 길지 않게 고민해야겠지요. 그리고 실천해야겠지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부탁 드립니다. 여러분도 여러분 스스로 하실 수 있는 범위의 행동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이 사회는 우리가 나서서 바꾸고 우리가 움직여야 할 시점이 아닙니까?
더 이상 보고만 있고 우물쭈물 하다가는 국민을 호도하고 '미개인' 취급하는 무리와 다를 바 없답니다. 그들에게 기만 당하는 어리석음을 이제는 끊어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잊지 마시고, 작게는 인터넷에 의견이라도 하나 올리시고, 주변에 소외되는 사람들 한 번 더 생각하시고, 힘든 이웃에게 밥 한끼라도 대접하시고, 하다 못해 이번 사태 유가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라도 보내는 등의 행동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결국, 저들이 무서워 하고 두려워 하는 것은 진실을 알고 기만 당하지 않는 국민입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이제는 모두 함께 생각하면서 행동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7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