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입구 '쉬린 네샤트' 전시와 '예스퍼 유스트' 대형전시홍보물
김형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정형민)서울관에서 아시아프로젝트(MAP) 첫 기획전으로 동서 문명을 융합해 예술로 꽃피운 이란출신으로 미국에 망명한 작가 '쉬린 네샤트(Shirin Neshat 1957-)'의 그간 작품을 망라한 회고전이 국내최초로 7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알라의 여인(Women of Allah 1993-1997)'을 비롯해, 2채널 비디오 3부작 '격동(Turbulent 1998)', '황홀(Rapture 1999)', '열정(Fervor 2000)' 그리고 영화 '여자들만의 세상(Women without Men 2004-2008)'과 근작 '왕서(The Book of Kings 2012)' 등 영상미와 시적 서정성이 넘치는 대표작을 선보인다.
네샤트는 자신의 정체성을 "한 여성으로, 한 이란인으로, 한 예술가로 마주하는 이슈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의 본령이다"라고 밝히면서 이슬람역사와 서구문명의 공통점을 찾아 거기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권력과 젠더, 인권과 사회정의, 휴머니즘 등 인류 보편적인 주제의 미학을 발굴한다.
이 작가를 더 알아보면, 그녀는 이란 '카즈빈'에서 서구취향의 의사 딸로 태어나 17살이 되는 1974년에 미국으로 이주한다. 버클리대에서 회화와 미술이론을 공부한 후 뉴욕에 정착한다. 1979년 이란혁명 후에는 17년간이나 조국을 방문할 수 없었다.
1991년에야 이란을 방문할 수 있었으나 1996년부터는 반체제인사로 분류돼 테헤란공항에서 구금되기도 했다. 이슬람원리주의 아래 억압받는 여성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이런 시련은 그녀의 예술 활동에서 오히려 자양분이 되어 창작욕을 더 높인다.
1999년에는 '격동'으로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그녀의 작품이 한국에 처음 소개되었다. 2009년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장편영화 '여자들만의 세상'이 은사자상을 수상해 그 명성을 떨친다.
강인한 여전사와 율법에 억압된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