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수놓은 추모의 쪽지 물결'세월호 침몰사고' 10일째인 25일 오전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희생자들의 위로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쪽지를 붙이고 있다.
유성호
앞서 소개한 한 여학생의 쪽지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로 시작한다. 이 학생은 쪽지에 "나도 단원고에 가서 오빠랑 사귀려고 더 예뻐지기 위해 살도 빼고 있고, 오빠랑 커플로 크로스백도 샀는데…"라면서 "오빠(가) 뉴스에 나온 날 딱 배송이 왔어, 정말 예쁘더라"라고 적었다.
"오빠 못 잊어. 항상 마음 속에 새겨놓고 있을게. 내 갤러리에 있는 오빠 사진 죽을 때까지 간직할거야. 실감이 안 났는데 이제야 난다. 거기서도 인기 많겠네…. 위에서 나 계속 지켜봐줘."이 학생은 "진짜 정말 정말 사랑해, 나 오빠 매일 보러 갈거야"라면서 "너무나도 슬프지만 오빤 그러는 거 싫어할 것 같으니까 안 울거야, 예쁘게 웃어야지, 행복해야해, 사랑해"라는 내용으로 쪽지를 끝맺었다.
장군을 향한 러브레터는 또 있었다. 한 쪽지에는 "오빠 힘들고 무서운데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요"라면서 "저 오빠 많이 좋아했었어요, 오빠는 분명 착해서 천국에 있을 거라 믿어요"라고 적혔다. 이어 "천사들이 오빠 예뻐서 질투해서 일찍 오게 한 것 같아요, 거기서 잘 지내고 저 가면 나랑 결혼해주세요, 몇 년 거기서 기다려줘요, 사랑해요"로 마무리됐다.
또 다른 희생자 이아무개군을 향한 사랑고백 쪽지도 눈에 띄었다. 쪽지를 쓴 학생은 이군에게 "OO가 전화했는데, 오빠 좋은 곳으로 갔다며…, 나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라"라며 "처음에는 안 믿겨서 부정했지만, 뉴스에 오빠 이름이 나오니까 정말 오빠가 너무너무 보고 싶더라"라고 전했다.
이 학생은 "나도 오빠 따라서 단원고 보컬과 들어가려고 했는데 오빠 못 만나겠네"라고 적었다. 이어 "하늘에서 밝게 지내고 노래 좀 많이 불러줘, 나 계속 끝까지 지켜봐주고…, 사랑해 마지막으로 정말 좋았어"라고 적었다.
한편, 임시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문객들은 이번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의 위패와 영정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오후 1시 30분 현재까지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은 4만989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