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여고 고권일 원로교사.
신용철
<서귀포신문>은 이번 호 '칠십리 이웃들'에 스승의 날을 맞아 교장을 역임하고 평교사로 내려와 다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고권일(60) 원로교사를 만났다.
교사를 하다가 교장이 된 뒤 다시 교사로 돌아온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고 교사는 '자발적 백의종군(?)'에 대해 "퇴임해서 연금 받고 집에 있는 농장에서 농사지으며 편히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퇴임해서 내가 더 잘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라면서 "그것이 무엇인가 생각했는데 바로 사람(교사와 학생)을 키우는 일이었다"고 다시 일선 교단에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그는 1학년 학생부장으로 예전처럼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여러 후배 교사들에게 교사 학습 경륜을 전수하며 교사 컨설팅 역할을 하고 있다.
반평생 이상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살았던 '천상 스승'인 고 교사에게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어른들의 잘못된 삶의 방식 때문에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한 것"이라며 "아이들은 '가만 있으라'해서 어른들을 믿고 따랐을 뿐인데 결과는 참담했다, 어른들 모두 가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성인들은 아이들에게 스승이 돼야 한다, 사회가 제대로 된 교육 환경으로 작용해야 한다"며 "사회가 바르게 바뀌면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아이들도 저 하늘나라에서 못난 어른들을 용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75년 삼성여고와 인연을 맺은 이래로 1990년 마흔 나이에 제주도에서 최연소 교감에 임명된 데 이어 마흔 다섯에 역시 최연소 교장에 돼 9년간 제주도 사립학교 최초로 학교공개, 제주도 최초 학교 숲 조성 등 삼성여고에 신선한 바람들을 많이 불러 일으킨 고권일 교사.
이제 정년까지 2년 남은 노(老) 교사로 편히 쉬어도 되건만 누구 말마따나 그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퇴임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교육·행정 경험과 인적네트워크를 살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일을 꼭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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