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주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2명의 학생이 사망한 가운데,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진은 경남도교육청 현관에 놓여 있는 안내문.
윤성효
A군이 B군한테 "고의적으로 꽃병을 깨뜨린 것이 아니냐"고 따졌고, B군은 "고의적인 게 아니다"면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다툼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고, 그때 A군이 책을 던져 B군이 코를 다치게 한 것이다.
B군의 어머니는 4월 중순경 학교를 찾아와 항의했고, X-레이 검사 결과 코뼈에 금이 갔다고 주장한 것이다. 다음 날 A군과 B군의 부모들은 합의했다. B군은 중학생이던 동생과 함께 지난 5월 초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다.
진주외고는 이같은 사실을 경남도교육청에 제때 보고하지 않았다. 2차 학교폭력 사망사건이 있은 뒤 교육부 특별감사와 경남도교육청 조사, 경남지방경찰청 수사 등이 있었지만 이 사건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진주에서 누군가 제보를 해왔고, 학교에서는 지난 5월 10일 보고가 있었다"며 "B군은 그 뒤에도 계속 학교에 나와 괜찮은 것으로 보았고, 뒤에 부모가 코뼈에 금이 갔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합의를 하고 해서 학교에서는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진주지역에서는 진주외고 한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학교폭력 사건은 진주지역 한 단체가 소문의 진위를 파악해야 한다며 언론사와 교육청에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 유학을 간 것은 미리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진주외고 측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진주외고는 고영진 교육감의 부친이 1970년대 옛 반성종고를 인수해 지금의 교명으로 바꾸었다. 이 학교는 고 교육감의 부인이 1993년부터 이사장으로 있다가 2차 학교폭력 사망사건이 있은 뒤 사퇴했으며, 학교법인은 지난 8일 새 이사장을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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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외고 또 학교폭력 있었지만, 교육청에 늑장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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