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부장의 탄식 "청와대 조종 알고 자괴감"

[현장] KBS, 직종·연차 뛰어넘어 "사장 퇴진" 한목소리

등록 2014.05.21 19:16수정 2014.05.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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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협회 "청와대만 바라보는 길환영 집에 가라" KBS 기자협회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청와대의 KBS 보도와 인사 개입 등을 규탄하며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KBS 기자협회는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취재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은 제외하고 무기한 뉴스 제작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 "청와대만 바라보는 길환영 집에 가라"KBS 기자협회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청와대의 KBS 보도와 인사 개입 등을 규탄하며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KBS 기자협회는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취재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은 제외하고 무기한 뉴스 제작을 거부한다고 밝혔다.유성호



제작 거부 사흘째를 맞은 KBS 기자들은 21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KBS 기자협회 200여 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선·후배와 직종에 관계없이 정말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함께 만들어 가자"며 뜻을 모았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대회를 시작한 이들은 연대 발언을 통해 "길환영 사장 퇴진, 정치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 사수"를 외쳤다.

이승준 KBS기자협회 대변인에 따르면, 제작거부가 가능한 기자협회 회원 500여 명 중 현재 470명가량이 제작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또 KBS 지역총국 기자들로 구성된 KBS전국기자협회 200여 명, 촬영기자협회 100여 명도 제작거부에 동참하는 한편, 부장급 22명·팀장급 178명 등 21일 현재 KBS 간부 242명이 보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PD협회 "제작 거부 동참하기로 만장일치 합의"... 선·후배 모두 '길 사장 퇴진'

"길환영 사장의 거짓말을 고발 합니다" 청와대의 외압 논란을 빚은 길환영 KBS 사장에 대한 KBS 이사회가 열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KBS 기자협회 회원들이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들을 기다리며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KBS 이사회는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제출한 길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길환영 사장의 거짓말을 고발 합니다"청와대의 외압 논란을 빚은 길환영 KBS 사장에 대한 KBS 이사회가 열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KBS 기자협회 회원들이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들을 기다리며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KBS 이사회는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제출한 길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유성호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KBS 기자, PD 등이 한 목소리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주장했다. 조일수 KBS기자협회장은 "사장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조직을 수족처럼 움직이지만 우리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보도본부를 대표해 이곳에 왔다"며 "(보직을 사퇴한) 팀장·부장 등 선배들에게 감사하다, 이런 문화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송승룡 KBS 전국기자협회장도 "그동안 함께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서울과 지역, 취재와 촬영이 나뉘어 서로 반목하고 대립했는데 이렇게 한 마음 한 뜻으로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저희 KBS 역사의 커다란 발자국"이라고 덧붙였다.

PD협회 또한 기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면서, 자신들도 앞으로 제작거부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진표 KBS PD협회장은 "먼저 3일간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 그러나 19일 PD총회에서 앞으로 피디협회도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PD 출신인) 길 사장이 본부장·사장으로 있던 지난 6년간 제작 자율성이 짓밟혔다"며 "비대위를 통해 (PD도) 기자들과 함께 하자는 데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 곧 제작 거부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후배 기자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길 사장 사퇴를 주장하며 보직을 사퇴한 조재익 전 사회1부장은 "오늘 이렇게 같이 앉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어느 평기자 못지않게 열심히 보도해왔는데. 그 뒤에 (청와대의) 조정이 있었다는 걸 알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재익 전 부장은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재정적·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하는데 이게 손상되면 우리가 어떻게 공정하게 보도 할 수 있겠나"라며 "일각에서는 부장들이 정치적으로 약삭빠르게 빠져나갔다고 해석하지만, 어느 부장하나 (그런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입사한 지 2년 된 39기 이재희 기자(대전총국) 또한 "선배들은 그간 저희에게 KBS 전파를 타는 이상 수신료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며 "그러나 사장님이 발표한 담화문을 들으며 책임감과 자부심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환영 사장이 자신의 발언이 보도에 영향을 미칠지 몰랐는지, 또 청와대 정무수석의 전화가 정말 외압이 아니라고 느낀 건지 묻고 싶다"면서 "저희 39기 일동은 길 사장이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치기에 앞서 길환영 사장이 비선 라인을 통해 보도국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인보 기자는 "디지털뉴스부의 4월 17일~5월 15일 간 28일치 팩스송수신 기록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총 12건의 팩스가 사장실로 전송됐다"며 "실제로 가편집 중인 보도 큐시트가 전송된 것도 확인했다, 이는 사장 본인의 해명처럼 단순 참고용으로 받은 게 아니라 하루 종일 보도국 아이템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후 2시께 시작된 결의대회는 약 1시간 30분 가량 계속됐다. 대회에 참여한 200여 명은 "보도개입 사과하고 길환영은 집에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오후 열리는 KBS 이사회에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통과를 촉구하는 한편, 오는 22일에도 제작 거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KBS 제작거부 #길환영 사퇴 #청와대 보도개입 의혹 #공영방송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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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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