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입구북한산을 오르기 위해 산 입구로 들어가는 길
임재만
계곡을 따라 산길로 들어섰다. 오월의 산 빛이 참 좋다. 아카시아 꽃도 활짝 피었다. 그윽한 아카시아 향은 기분 좋게 산길을 열어준다. 멀리 높이 솟은 산봉우리가 급하게 다가온다.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이다. 어느새 마음은 정상에 가 있다. 보리사를 지나자 돌길이 시작된다. 큰 돌 작은 돌이 정겨운 모습으로 산길을 안내한다. 그 돌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이 깊게 묻어 있다 산길은 점점 가파르고 숨은 차온다. 잠시 서서 땀을 닦는 사이, 벌써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갑자기 부럽게만 느껴진다.
언제 정상까지 가려나 머릿속이 살짝 복잡해진다. 아내는 차오르는 숨을 어찌하지 못하고 길가의 바위에 주저앉는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돌길이 다리에 많이 부담을 주는 모양이다. 북한산은 다른 산에 비해 산길이 쉽지 않다. 돌길에다 계속 오르막길로만 이어진다. 이제 계곡도 보이지 않고 물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길과 말없이 돌산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 뿐 이다. 다행히 산길은 나무그늘로 인해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대동사를 지났다. 여전히 돌길은 더 가파르다. 끊임없는 인내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제 길에 주저앉아 쉬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보니 정상이 멀지 않았나보다. 북한산에서는 다른 산과 다르게 외국인도 많이 볼 수 있다. 갑자기 외국에 와 있는 느낌이다. 이제 북한산은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된 것 같다. 일본인을 비롯하여 중국인 유럽인등 여러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북한산은 예전에 부악산, 삼각산등으로 불리어 졌다. 인수봉이 마치 어린아이를 등에 업은 모습 같다하여 붙여진 부악산 그리고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이 개경에서 보면 세 개의 뿔 같이 보인다하여 붙여진 삼각산, 지금의 이름 북한산은 한성의 북쪽에 있다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북한산은 서울도심에 있어 사람들이 언제나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산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을 만큼 세계적 명소가 되었다. 북한산은 서울사람들에게 삶의 휴식과 건강을 안겨주는 보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