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권 사퇴... 서병수-오거돈 초박빙 부산 선거 변수로

등록 2014.05.29 11:27

수정 2014.05.29 11:29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29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시장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정민규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9일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가 부산시장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로써 부산시장 선거는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의 양자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고 후보의 사퇴로 가뜩이나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는 두 후보의 선거 결과도 안갯 속에 휩싸이게 됐다.

고 후보는 29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를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고 후보는 "오 후보와 서 후보의 격차가 뚜렷하지 않아 여전히 새누리당의 일당지배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며 "어제 밤(28일) 6.4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야 세월호 참사를 초래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는 저의 간절한 마음을 널리 헤아려 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지방권력교체가 이뤄져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고 후보는 자신은 사퇴하지만 통합진보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당) 후보들은 자기 당의 시장후보가 없어져서 더 어려운 선거를 하게되었다"며 "저의 사퇴로 어려움을 겪을 통합진보당 후보들에게, 그리고 통합진보당에게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 후보 사퇴 놓고 서병수-오거돈 측 '공방'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고 후보는 자신의 사퇴가 오 후보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임을 분명히 했다. 고 후보는 지방권력의 교체를 강조한 기자회견을 토대로 "오 후보를 지지하는 문제는 기자회견 내용 안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에서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이자 부산의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적폐인 새누리당 일당독재를 청산하는 선거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사퇴를 둘러싼 오 후보 측과의 사전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고 후보는 "오 후보 측에서 공식적인 연락이 없었다"며 "(사퇴 문제를 놓고)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후보 캠프는 고 후보의 사퇴로 오 후보가 사실상의 야권 후보임이 드러났다며 곧바로 공세를 시작했다. 서 후보 캠프는 고 후보 사퇴 직후 성명을 내고 "오 후보는 무소속이 아닌 야권 후보임을 당당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 후보 캠프는 "오 후보와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실상 단일화 한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며
"새정치민주연합과 단일화 한데 이어 통합진보당의 고창권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진보진영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는 구도가 갖춰지게 됐다"고 밝혔다. 또 서 후보 측은 통합진보당 소속인 이석기 의원이 1심에서 내란음모죄로 선고받은 내용도 부각했다.

오차범위 내 우세 펼치는 오거돈...고 후보 사퇴로 날개달까?

예상된 공격이 시작되자 오 후보 측은 색깔론 제기를 멈추라고 반발했다. 오 후보 캠프의 한 참모는 "시민대연합의 기치 아래 고 후보도 정당의 입장을 떠나 부산발전과 개혁을 위해 일당독점 구조를 깨는데 동참한 것으로 본다"며 "새누리당이 고 후보의 순수한 결단을 더 이상 색깔론으로 몰지 말고, 당당하고 깨끗하게 정책선거로 빨리 나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언론사들이 지방선거 전 마지막으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일제히 오차범위 내에서 오 후보가 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의 여론조사(유선94%+무선6%, 신뢰도 95%±3.1%, 응답률 12.4%)에서 오 후보는 43%의 지지를 얻어 40.1%의 지지를 받은 서 후보를 오차 범위내에서 앞섰다.

<한국일보>의 여론조사(유무선전화면접, 신뢰도 95±3.7%, 응답률 14.4%)에서도 오 후보는 42.3%의 지지율로 서 후보 (39.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갔다. <동아일보>도 여론조사(유선RDD, 신뢰도 95%±3.7%, 응답률 14.8%) 결과를 토대로 오 후보(41%)가 서 후보(40.2%)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고 보도했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일제히 오 후보의 박빙 속 우세가 점쳐지면서 고 후보의 사퇴가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지에 대한 기대도 쏠리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고 후보의 지지표가 새누리당에는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오 후보의 지지율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 고 후보는 3%의 지지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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