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 후보가 30일 오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과사실 기재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박석철
6·4지방선거 울산 북구청장 선거에서 선거공보물에 기재된 전과 내용이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 울산 북구청장 선거 판세는 박천동 새누리당 후보와 김재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윤종오 통합진보당 후보가 출마해 '여1 대 야2'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중에 재선을 노리는 윤종오 통합진보당 후보가 선거공보물에 기재된 전과 사실을 두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측으로부터 '허위 사실'이라며 협공을 받고 있다.
김재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비롯한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이 지난 29일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가 2009년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여론조사 업체에 대한 항의과정에서 발생한 업무방해 전과를 산재로 희생된 노동자의 진상 규명 성과로 허위 기재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30일 오후 박천동 새누리당 후보 측도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를 압박했다.
울산 지역 방송과 보수 언론은 일제히 이 사실을 부각하면서 지방선거 막바지 이슈로 삼는 모양새다.
최근 나온 북구청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윤종오 후보가 박천동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ubc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울산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2033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에서 윤 후보가 39.8% 지지를 얻었고, 박 후보는 34.5% 지지를 얻었다. 박빙의 판세를 보이는 북구청장 선거에서 이번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윤종오 후보 전과사실 허위기재 논란, 왜 불거졌나10년 전인 지난 2004년 2월 14일 새벽,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씨는 공장내부 선실생산부 사무실 앞에서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적은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회사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민주노총과 시민사회가 일제히 회사 측과 대치한 가운데 당시 현대차노조 조합원으로 울산시의원을 지내던 윤종오 후보도 진상규명과 유가족을 위해 뛰다 사측으로부터 업무방해로 고소·고발당했다. 당시 윤 후보는 100만 원 약식기소에 처해졌고, 이후 정식재판을 청구해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윤종오 후보는 또 지난 2009년 4·27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으면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업무방해와 명예훼손으로 고발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관련기사:
민주노동당, 울산 북구 여론조사기관 의혹 제기).
하지만 윤종오 후보는 2014년 6·4 지방선거 공보물 후보자 전과기록 해명부분에서 2010년 업무방해 벌금을 기재하는 대신 2004년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분신사망사건 업무방해 벌금 내용을 적었다.
윤종오 "착각해서 다른 사실을 적었다... 고의성은 없었다"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그리고 언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윤종오 후보는 30일 오전 11시 15분 울산시의 기자실에서 긴급 소명 기자회견을 열고 "실수를 인정하며 고의성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제 삶을 감춘 적도 없고, 없는 사실을 주장한 적도 없으며 다른 당 후보자의 억지주장처럼 허위사실, 즉 거짓으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는 행위도 한 적이 없다"라면서 "2010년 업무방해 벌금 사건을 착각해 2004년 현중노동자 분신사망사건 진상규명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2004년이나 2010년이나 똑같은 업무방해 벌금이었기 때문에 착각해서 다른 사실을 적었다"라면서 "고의성은 전혀 없었고 다른 사건 내용을 적은 것으로, 법률적 자문에 의하더라도 명백히 착각에 의한 실수를 허위사실이라고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후보자들과 운동원들이 무분별하게 허위 사실 유포라는 억지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허위 사실 유포라는 점 또한 분명히 밝혀둔다"라며 "어제(29일) 공교롭게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고발을 당했는데, 막판에 이르자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선거가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윤 후보는 "가슴 아픈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에 업무방해라는 말만 들어도 분신사건이 떠오른다"라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듯, 제가 착각으로 공보물 내용을 일부 잘못 적은 것인데 그렇게 해서 저에게 이득이 될게 뭐가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선관위에서 '없는 일을 꾸며낸 것도 아니며 착각에 의한 실수이고, 증명할 객관적 자료가 충분히 있다'고 성의껏 설명했다"라며 "북구주민들께 걱정을 드리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선관위에도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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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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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오 울산북구청장 후보, 전과기재 문제로 '협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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