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30일 결심공판...국정원 직원은 여전히 '모르쇠'

[원세훈 33차 공판] '국정원 대선개입' 7월 중 선고 나올 듯

등록 2014.06.02 19:12수정 2014.06.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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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 남소연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1막이 곧 끝난다.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은 오는 30일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형사소송법은 결심공판일로부터 2주 안에 선고를 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부는 7월에 최종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날 마지막으로 남은 절차를 정리했다. 앞으로 열릴 공판은 모두 두 차례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원세훈 전 원장,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30일 최후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보통 피고인 신문과 최후 의견 진술을 한 기일에 하지만, 재판부는 두 기일로 나눴다. 검찰이 16일 피고인 세 명 모두를 신문하는 데에 약 3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특별수사팀은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자료가 나온 경위 등을 원 전 원장에게 자세히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피고인 신문을 하지 않으려던 변호인들은 검찰의 계획을 듣고 피고인마다 30분 정도로 신문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들은 세 사람이 전현직 국정원 직원인 점을 감안, 피고인 신문 절차를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일단 결정을 미뤘지만 '공개 재판' 원칙이나 기존 국정원 직원 증인 신문 때 차폐막만 설치했던 사례 등을 언급하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두 번째 출석한 국정원 직원은 이번에도 "기억나지 않는다"

한편 2일 법정에는 국정원 안보5팀에서 트위터 업무를 맡았던 직원 김아무개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검찰이 압수수색한 자신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텍스트(txt) 파일 관련 질문들을 받았다. 여기에는 국정원 직원들이 활동한 트위터 계정과 비밀번호, 트위터 확산프로그램 사용 방법, 그날 그날 여론전을 펼쳐야 할 이슈와 논지 등이 담겨 있었다. 이 파일들은 국정원 트위터 공작 수사의 출발점이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3월 17일에 이어 김씨를 한 번 더 증인으로 불렀다(관련 기사 : 원세훈 재판 2라운드... '모르쇠'로 일관한 국정원 직원).

그러나 김씨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1시간 40여분 동안 이뤄진 신문 내내 그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란 말만 되풀이했다. 2012년 3월 트위터팀으로 정식 발령 나기 전인 1월에도 자신의 이메일에 트위터 활동 관련 내용이 남아 있는 것을 두고 검찰이 이유를 묻자 김씨는 '모른다'고 했다. 지난 공판 때도 '기억상실' 답변으로 일관하는 그를 답답해했던 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가 또 한 번 나섰다.

"증인은 그럼 2012년 1월에는 무슨 업무를 했습니까?"


김씨는 말을 얼버무리렸다. 그의 태도에 이 부장판사가 "1월에 어떤 업무를 하고 있었는지를 묻는다"고 다시 물었다. 김씨는 난감하다는 어투로 "인터넷 같은 데 들어가는 것 등을 워낙 몰라서 대기상태로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업무 관련 내용이 아니라 집 수리, 장모상 문상객 등을 정리한 이메일 내용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원 전 원장의 34차 공판은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 신문 전 국정원 직원 박아무개씨에게 트위터팀과 별도로 블로그 등에 올린 글을 작성한 경위 등을 물을 예정이다.
#원세훈 #국정원 #대선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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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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