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남 주상절리 주변 해안 탐방로에서 바라본 풍경.
이지언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 핵발전소가 있는지 아냐고 물어보면 대개 의외라는 반응이다. 핵발전소의 이름은 월성원전이다. 월성은 신라 궁궐이 있던 도성의 이름이다. 반달처럼 생긴 성의 모양에서 유래해서 반월성이라고도 부른다. 경주월성 대신 월성원전란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양남면의 해안가 마을에 월성1호기 건설이 시작된 1977년 당시 경주시와 월성군의 행정구역 통합이 되기 전이라서다.
경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한해 천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일부이겠지만, 핵발전소를 견학하러 경주를 찾는 방문객들도 수만 명 규모에 이른다. 월성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홍보관과 핵발전소 견학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가족의 경우 핵발전소 인근에 마련된 숙소를 무료 이용할 수 있는 '1박 2일 원전숙박체험'을 신청할 수도 있다.
방사능 경고 표지 따위 발견하리라 예상해선 안 된다그럼 핵발전소 관광을 하러 꼭 홍보관을 견학해야 할까.
그렇진 않다. 사실 나아해변에 가면 누구나 '출입금지' 표지판 뒤로 돔 모양의 원자로를 가깝게 관찰할 수 있다. 원자로와 고작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말이다. 혹시 핵발전소에 접근한다고 해서 주변에서 방사능 경고 표지 따위를 발견하리라고 예상해선 안 된다. 현실은 무서운 그림과는 다르다. 그 대신, 여느 해변에서처럼 낚시를 하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