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밀양시와 경찰이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 129번 송전철탑 현장의 움막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서자 천주교 수녀들이 스크럼을 짜고 구덩이 앞에 앉아 있다.
윤성효
밀양시와 경찰은 지난 11일 송전탑 예정부지인 부북면 평밭마을(129번 철탑), 위양마을(127번), 상동면 고답마을(115번), 단장면 용회마을(101번)에 있던 움막을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움막 철거 뒤 터파기와 벌목 작업 등 공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었던 3명이 모두 풀려났다. 주민 1명은 지난 11일 저녁에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고, 2명은 불구속 수사를 하기로 하고 12일 밤 늦게 풀려났다.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책임자 엄벌하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밀양송전탑 움막농성장 강제 행정대집행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최광섭 목사)는 13일 "나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평화를 말할 때에, 그들은 전쟁을 생각한다(시 120:7)"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세월호 참사에서 그 많은 공권력으로 단 한 생명도 구조하지 못했던 경찰과 정부가 불과 수 십명의 주민들이 농성하는 현장에는 이렇게 일사분란하며 조직적이고 치밀하였다는 것과 대화의 요청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의 보호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는 듯 무심하며 무자비하게 할매·할배들을 짓밟고 철거 작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에 우리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다"고 밝혔다.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는 "책임자를 엄벌하고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반인륜적이고 폭력적이며 살인적인 진압이 대한민국 정부와 경찰의 본 모습이 아님을 믿기에, 이런 엉터리 작전을 진두지휘한 책임자를 찾아 엄벌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다시 한 번 주민들과의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