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영평동 제주도 첨단과학단지에서 조수진 기자가 직접 전기차를 운전해보고 있다.
이성제
현재 국내에 나와 있는 전기차는 최고 속도가 시속 130~140킬로미터(km)로, 휘발유를 쓰는 같은 차종보다 40km가량 느리다. 모터의 최고 출력도 SM3 모델 기준 95마력으로 휘발유 차량에 비해 20마력 가량 떨어진다. 하지만 변속과정에서의 출렁거림 등이 없어서 평지에서는 일반 자동차보다 빠르게 치고나간다. 취재팀은 약 10분간 한라산 중산간 일대에서 시운전을 했는데, 경사를 오를 때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전반적인 성능은 아직 일반자동차에 못 미친다고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쓰기엔 무리가 없어 보였다.
전기자동차는 열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는 내연기관인 '엔진'이 없다. 또 휘발유 등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없으므로 배기관도 없다. 기름을 넣는 주유구 대신 비슷한 생김새의 충전구가 운전석 문 근처에 달려있다. 다만 자동차 배터리(축전지)가 차체 뒤쪽에 있기 때문에 일반자동차에 비해 트렁크가 작다는 게 흠이다. 실제로 시승한 차의 트렁크를 열어보니 골프채를 넣은 가방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로 좁았다. 강씨는 "제주도 골프 여행객들이 택시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차를 모는) 택시 운전자들은 작은 트렁크에 불만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전기 쓰면 탄소감축 극대화전기차에 아직 이런저런 부족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보급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쓰는 차량과 달리 운행 중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환경부가 작성한 '2013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1년 기준 연간 6억9770만톤(t)으로 미국, 러시아, 일본, 독일, 캐나다에 이어 6위다.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에 포함되지 않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하면 8위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13~15위권인 우리의 경제규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많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탄소의 16.2%(2009년 기준)가 수송 분야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 온실가스 감축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