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기름으로 만든 프리마"?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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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특식이니 식당가지 말고 사무실에서 먹읍시다."

다닌 지 일주일 넘은 새로운 일터는 나무 자재를 판매하는 영업소입니다. 저는 주로 인테리어 건설업자로부터 주문이 들어오면 송장에 나와 있는 물품을 트럭에 싣고 배달하는 일을 합니다. 오늘 오전 배달업을 마치고 점심 때가 다 되어 매장에 들어가보니 업자가 그렇게 말합니다. '우리 사장님이 왠일이지?'하고 의아해 하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앉았습니다. 탁자 위엔 비행기 타면 주는 기내식이라며 비빔밥이 세 그릇 놓여 있었습니다.

"앞에 있는 비빔밥을 드시면서 잠시 설명 좀 드리겠습니다."

손님인줄 알았던 사람이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건강식품을 방문판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블루베리과에 속하는 비슷한 열매로 만든 즙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습니다.

"이 ○○○○는 일반 블루베리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몇 십 배 더 많습니다."

그는 준비해 온 도구를 꺼내더니 동영상도 보여주었습니다. 그 열매의 효과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주로 그 제품을 먹고 효과를 봤다는 인터뷰 내용들이었습니다.

"몇 개월 후 우리 제품은 백화점에 나갈 것이고 그때는 비싸게 사드셔야 합니다. 오늘 저에게 구매 신청을 하신다면 3개월분을 39만 원에, 10개월 할부로 드리겠습니다."

그는 부부용으로 구입하면 얼마, 4가족용으로 구입하면 얼마를 제시하며 제품을 사라고 했습니다. 종업원이 둘, 한 명은 업자. 모두 셋이서 들었는데 업자만 제품구매서를 쓰고 저와 다른 분은 그냥 가만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우리가 반응이 없자 방문판매업자는 갑자기 제품 한 팩을 뜯더니 업체 사장이 타 준 커피에 쏟아 부었습니다.

"보십시오. 뭔가 뭉글뭉글 뭉친 게 보이시죠? 이 커피믹스에 들어간 프리마가 뭘로 만든 줄 아십니까? 돼지기름으로 만듭니다. 이런 커피 많이 마시면 좋겠어요, 안 좋겠어요? 당연히 안 좋겠죠. 커피는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학계 발표가 있었지요.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면 그렇지만 이렇게 돼지기름으로 만든 프리마가 들어간 커피를 많이 마시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혈관을 타고 다니며 엉키게 되겠지요. 피가 맑아야 건강하다고 합니다. 우리 제품은 ○○대학교에서 만든 겁니다. 그러니까 믿을 만하지요. 동영상에서 보셨다시피 암세포를 쥐에 주입했을 때 우리 제품을 투여한 쥐는 암세포가 자라지 않은 걸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제품은 천연 항산화제로서 건강에 여러모로 유익하니 이번 기회에 저렴한 가격으로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팩씩 먹어보라며 우리에게 블루베리즙을 주었습니다. 저도 마셔보았습니다. 신맛도 나고, 떪은 맛과 단맛도 났습니다. 일반 블루베리즙과 별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작은 컵으로 반 컵 정도 나오는 한 팩에 6000원이라 했습니다. 뭔가 떨떠름 했습니다.

그 방문판매업자가 가고 나서, 예전부터 누구에겐가 들은 적 있었던 '프리마 돼지기름' 건에 대해 갑자기 궁금증이 유발되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사용한 커피믹스 포장지를 가져다 뒷면에 나온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거니 여성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울산에 사는 소비자인데요. 오래전부터 궁금해서 전화드립니다. 귀 회사에서 만든 커피믹스에 들어있는 프리마가 돼지기름으로 만든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던데 그게 사실입니까?"라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 업체는 유명 커피 브랜드 업체였습니다. 크고 작은 상점에 가면 어디든 진열되어 있는 커피업체였습니다. 고객 상담사는 친절하게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가끔 그런 질문을 하는 소비자가 있던데요. 그건 근거없는 소문입니다. 우리 업체 프리마는 순수 식물성 재료만 사용합니다.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야자유와 우유 단백질 그리고 물엿으로 만듭니다."

이제 커피는 기호식품이 될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식품이 되었습니다. 저는 건강식품 판매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보았습니다. 저도 건강식품에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자신이 판매하는 건강식품이 마치 만병통치인양 과대 선전으로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판매하는 건강식품을 팔아먹기 위해서 다른 업체 식품에 대해 비난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방문판매업자가 "돼지기름으로 만든 커피는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에 뭔가 반항심이 생겨 그사람이 가고 난 후 저는 곧바로 믹스 커피를 한 잔 타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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