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심여자중·고교 전경
이창열
마사회가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학교 인근에 화상경마장 개설을 강행하려는 목적은 수익성 때문이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연면적 1만8358㎡에 동시 입장인원만 2178명 규모다. 하지만 이는 지정좌석만 이용했을 때를 예상한 추정인원이다. 실제 문을 열면 1일 입장인원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대책위는 내다보고 있다.
한 사람이 한 창구에서 한 경주에 배팅할 수 있는 최고 금액은 10만 원이다. 하루에 화상경마장에서 17개 경주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 사람의 배팅액은 최소 170만 원이다. 한 경주의 판돈은 6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한 사람이 여러 창구에서 배팅하는 편법을 동원하면 1일 배팅액은 수백 억 원에 이를 수 있다.
마사회가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화상경마장은 모두 29곳이다. 경마공원은 과천과 부경, 제주 등 3곳이다. 마사회가 이곳들에서 2013년에 벌어들인 매출액은 7조7000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마사회는 용산 화상경마장의 경우 기존 입장료를 1천 원에서 1만~5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사회는 용산구 화상경마장 개장을 일방 통행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3월 "정온한 시민생활을 저해할 수 있고, 인근에 학교 등이 밀집해 있어 청소년의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관할 용산구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국민권익위원회도 관할 지자체의 의견을 받아 지난달 17일 한국마사회에 주민 민원을 수용하라는 내용의 이행권고문을 전달했다.
"마사회는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고 있어요. 더욱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인근에 화상경매장 개장을 강행하려는 것은 사설업체도 좀체 하기 힘든 짓입니다. 국가 공기업으로는 너무 뻔뻔합니다." 현재 한국마사회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친위 '7인회'에 속한다고 알려진 현명관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다.
김율옥 교장과 학부모 대표, 학생들은 오는 3일 청와대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들은 마사회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을 반대하는 탄원서 5만장과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을 적은 학생들의 엽서 500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탄원서에는 용산구 지역주민, 학부모, 학생, 동문들이 서명했다.
이와 관련 마사회측은 지난달 29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공청회 등 협의절차를 거쳤지만 주민들이 양보하지 않아 더 시간 끌기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고, 시범운영을 통해 주민들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1967년 성심여중을 졸업(8회)했고, 1970년에는 성심여고를 졸업(8회)했다. 2012년 대선 무렵에는 동문회를 겸해 모교를 방문하기도 했단다.
"우리는 동문 졸업생인 박근혜 대통령의 힘을 믿고 싸우고 있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싸우고,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거대한 국가 공기업과 1년을 넘게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안전보다 수익을 앞세운 것이 세월호의 참사를 낳았고, 수 백명의 아이들이 희생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뼈아프게 남겨준 교훈을 지금 잊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8
시민기자입니다.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공유하기
"동문 박 대통령 믿고 싸우는 거 절대 아닙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