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들인 탐방로 산책길 부실투성이 공사

지난해 11월 준공한 대구 동곡저수지 목재교량... 6개월 안돼 갈라지고 벌어져

등록 2014.07.02 15:13수정 2014.07.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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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동구 동내동 동곡저수지.
대구시 동구 동내동 동곡저수지.조정훈


지난해 11월 4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생태탐방로로 조성한 저수지 산책로 목재교량이 부실시공으로 인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데도 정상적으로 준공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청은 2013년 6월 동내동 신서혁신도시 인근에 있는 동곡저수지(동곡지) 일원에 친환경 경관을 조성하기로 하고 조달청 입찰을 통해 대구시에 있는 조경업체인 H사를 선정했다.

공사는 저수지를 지나는 주변을 정비하는 공사였지만 가장 큰 부분은 목재난간 설치공사였다. H사는 지난해 7월 공사를 착공해 그해 11월 준공했다. 목재난간 공사는 당초보다 구간이 늘어나고 보행폭도 늘면서 공사비용도 8900여만 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공사는 엉망으로 진행됐다. 난간을 설치하려는 곳은 저수지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연약지반으로 분류되어 있었고 사전에 토질조사를 실시한 후 공사를 하도록 명시되어 있었지만 전혀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침엽수종(라디에터파인) 방부목인 주기둥도 천공을 한 후 1미터 깊이로 박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나 굴착기로 그냥 박은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지반이 침하될 경우 기울면서 다리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현재도 주기둥 옆의 지반이 조금씩 침하되고 깎여나가고 있어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교량의 자재도 상당수가 불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옹이가 없고 일정기간 건조된 목재가 재료로 사용되어야 하지만 이곳의 난간 목재는 상당수가 옹이가 있고 균열이 있는 목재였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공사 준공 후 7개월 만에 뒤틀리고 갈라짐이 벌어졌다.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핸드레일 부분이 갈라져 틈새가 벌어지고 곧 부러질 것 같다.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핸드레일 부분이 갈라져 틈새가 벌어지고 곧 부러질 것 같다. 조정훈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핸드레일. 일반 못으로 박아 공사한 부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벌어져 손가락 두개가 들어갈 정도이다.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핸드레일. 일반 못으로 박아 공사한 부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벌어져 손가락 두개가 들어갈 정도이다. 조정훈

목재의 접합부분에 대한 시공도 엉망이었다. 설계도면에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볼트나 못을 사용해 작업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으나 일반 못을 이용해 고정시키다보니 안전 난간대의 상단부분에는 녹이 슨 못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난간대의 못이 빠지고 일부 난간은 손잡이 부분과 지탱해주는 부분과의 틈새가 벌어지기도 했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틈이 생기고 갈라짐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손으로 안전을 지탱해야 한는 난간의 표면도 거칠어 손바닥을 자칫 다칠 위험도 있고 갈라진 부분은 날카로운 흉기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와 위험한데도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바닥부분도 마찬가지다. 목재에 제대로 박혀있어야 할 못이 빠져 있거나 아예 박혀있지도 않아 시민들이 걸으면서 걸려 넘어질 우려도 있었다.


이 같은 부실공사가 이뤄졌음에도 대구시 동구청은 제대로 된 공사감독도 하지 않았고 공사가 완공된 후에는 아무런 하자도 없다며 준공처리를 하고 공사비도 결제했다. 하지만 준공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아 부실공사로 판명이 난 것이다.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핸드레일 상부.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못을 박도록 되어 있으나 일반 못으로 박아 녹이 슬었고 목재도 갈라져 있다.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핸드레일 상부.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못을 박도록 되어 있으나 일반 못으로 박아 녹이 슬었고 목재도 갈라져 있다.조정훈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난간이 설치된 지 7개월도 안돼 갈라지는 등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잇다.
동곡지 생태탐방로로 조성된 목재교량의 난간이 설치된 지 7개월도 안돼 갈라지는 등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잇다.조정훈

관할구청인 동구청 관계자는 "공사가 완료된 뒤 준공검사를 할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지난 4월부터 일부 하자가 발생해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을 했다. 당시 업무가 많아 제대로 감독을 할 수 없었다는 해명이다.

시공업체인 H사의 대표는 "자재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건조가 덜 돼서 일부 갈라짐 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하고 7월 중에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한 보수공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수원 대구경실련 집행위원장은 "공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이 공사는 엉터리 날림공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부실시공을 한 업체나 공사감독을 한 관할구청 모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곡지는 해방 전에 착공했으나 완공하지 못하고 1961년에야 준공한 연못이지만 그다지 크지는 않다. 안심역에서 초래봉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팔공산 왕건길이 조성되면서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신서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생태탐방로 #동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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