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조현용
-국어학자로서 느끼는 우리말의 특히 좋은 점은?
"우리말 중에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표현이 많다. 책속 '사이가 좋다'의 경우를 보면, 두 사람 각각이 좋은 것이 아니라 '사이'가 좋으니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야 함을 보여준다.
우리말은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만나야 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듣는 이가 들으려 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우리말은 이런 경우 '소리'라는 것으로 보통 오가는 '말'과 구별한다. '잔소리, 헛소리, 큰소리, 흰소리, 개소리' 등 '소리'가 들어가는 표현은 대부분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때다. 그래서 '말 같은 소리를 하라'는 표현도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말의 표현을 보면 우리는 말을 하지 않고 마음으로 통하는 의사소통을 더욱 소중히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말이 필요 없다'는 말이 칭찬이 되고, '그걸 말로 해야지'가 답답함을 나타내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 어휘와 관련된 내용이 아닌 것도 있는지?"현재 대학에서 '소통을 위한 국어화법'이라는 강의도 하고 있다. 서로의 감정을 움직이는 말하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칭찬하기, 싫은 소리하기, 자기소개하기 등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에 관한 내용도 넣었다. 아마 이제까지 간과했던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나 외국의 우리말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우리말 관련 강의와 우리말 교육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내 주변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칠 때 도움 될 만한 책'있으면 몇 권 소개해 달라."외국인이나 재외동포를 가르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쉬운 책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 국어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겠지만,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책을 몇 권 소개하겠다.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란 책은 비슷한 말, 비슷한 문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살아있는 한자교과서>는 우리말 속에 있는 한자 어휘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몇 년 전,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는 사람들을 주요 독자로 <한국어 문화교육 강의>라는 책을 썼다. 우리말에 깃든 문화나 풍습, 역사 등을 주제로 쓴 책이라 외국인들에게 우리말을 알려주는 동시에 우리의 문화나 역사, 풍습 등도 함께 알려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말 많은 말들이 잘못 쓰여 지는 것 같다. 워낙 많아 거론조차 어려울 것 같다. 국어학자로서 그래도 이 말만은 꼭 고쳤으면 하는 말이 있다면?"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 중에도 '한국어를 가리킨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있다. 은연중에 나오는 실수이겠지만 해서는 안 되는 실수에 해당한다.
TV 드라마를 보다보면 특히 많은 것 같다. A라는 사람에게 B라는 아들이 있고, C라는 도우미 아줌마가 있다고 치자. A가 C에게 아들 B의 행방을 물었을 때 'OO에 갔어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C는 대부분 A에게 "B는 OO에 가셨어요"라고 아랫사람인 B를 A에게 존대해 말한다. 이래야 A에게 존대한다고 알고 있는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틀린 것이다. 드라마 작가들이 좀 신경 썼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많다"
-그간 <우리말 깨달음 사전>,<우리말로 깨닫다>,<우리말, 가슴을 울리다> 등 우리말에 깃들인 우리만의 정서나 생각, 풍습 등에 관한 책을 몇 권 냈다. 현재 집필하고 있는 책은?"우리말 교육을 위한 <한국어 어휘교육 강의>(가제)와 <한국 문화언어학>(가제)이란 책을 준비 중이다. 우리말 깨달음에 관한 글은 아직 쓰지 못한 것들이 많아 계속 쓸 생각이다."
우리말, 지친 어깨를 토닥이다
조현용 지음,
하우출판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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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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