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의 석면 함유 흙을 석면제거업체 인력들이 보호장비를 갖추고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수원역 뒤편에 있는 KCC 수원 공장은 지난 1969년부터 2004년까지 35년 동안 약 100만 톤 규모의 석면시멘트 제품을 생산해 온 국내 최대의 석면공장이다. 공터로 있던 부지에 현재 백화점과 주상복합건물을 건설 중이다.
2012년 3월 KCC측이 수원시에 지정폐기물 처리계획서를 제출하고 터 파기 공사를 하던 중 땅에 묻혀 있던 5만톤 이상의 석면폐기물이 발견됐다. 석면 처리를 위해 흰색 돔을 만들어 그 안에서 석면과 토양을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별된 토양 중 석면 함량이 1% 이상인 폐석면은 지정폐기물 매립장으로 보내고 1% 미만인 폐석면은 건설폐기물 순환골재 원료로 처리했다. 이 때문에 건축자재에 석면 함량이 1% 미만인 폐석면이 다량 혼합된 채 반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필자가 추적 조사한 결과, 폐석면은 인근 논과 화성시에 위치한 건설폐기물 처리장으로 반출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수원환경운동연합은 2012년 5월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CC 수원 공장이 불법과 탈법으로 폐석면을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긴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수원시와 화성시 관계자가 진상조사를 벌였지만, KCC와 건설폐기물 처리장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부실 처리 논란으로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2011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일부 학교 운동장과 전국 주요 야구장에 석면 함유 흙이 깔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큰 파문이 일었다. 잠실야구장에서 채집한 시료는 20여개, 여기서 검출된 농도는 최고 0.25%였다.
알립니다. |
잠실야구장 석면 흙이 일반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으로 갔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잠실야구장 체육시설관리과에서 알려와 고칩니다. 이 석면 흙은 정식 절차를 거쳐 지정폐기물 매립장에 매립되었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
정부는 부랴부랴 이 흙을 제거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학교운동장은 즉시 출입을 통제했고, 운동장 전체를 비닐 천막으로 덮은 후 석면 전문 철거업체가 보호장비를 갖추고 제거했다.
환경단체들은 프로야구 경기 중단 후 석면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더불어 석면이 검출되지 않은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것을 요구했지만, KBO와 구단들이 일정을 이유로 즉각 응하지 않았다. 결국 잔여 경기를 치른 후에야 석면흙을 걷어내는 일이 이뤄졌다.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는 석면 폐기물, 안전 처리 절실석면 수입량 대비 석면폐기물 예측량은 매년 약 60만톤이다. 2009년의 경우 실제 처리된 폐기물량은 12만톤으로 약 40만톤 이상 적법하지 않게 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에 유입된 석면폐기물은 순환골재를 생산하기 위한 파쇄·분쇄 과정에서 석면 비산에 노출된다. 또한 석면을 함유한 순환골재가 재활용되는 경우 2·3차 석면 노출을 막을 수 없다.
학교운동장, 골프장 등에서 확인된 석면 함유 흙은 떠들썩하게 홍보하면서 제거를했다. 그러나, 순환골재로 재활용된 폐석면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가 없어 불특정 다수의 석면 노출이 우려된다. 석면 노출은 '채광<제조<사용<폐기' 흐름 순으로 건강 피해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 이미 석면사용금지 국가이다. 폐기 단계에서 재활용 골재로 인한 석면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폐석면 처리에 대한 관리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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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는 '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라고 문제제기하고 '환경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환경문제 해결의 기준인 '오염자부담원칙'과 '사전예방원칙'을 기조로 특히 피해자운동을 강조합니다. 생태적 감수성과 건강의 눈으로 환경문제를 보는 사회, 공해산업을 이웃에 떠넘기지 않는 건강한 아시아 시민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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