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0월 10월 울산과학대 청소아줌마 휴게실을 찾아 진행된 인터뷰에서 열악환 노동환경을 토로하고 있는 김순자(왼쪽) 지부장
박석철
- 한달 보름 동안 파업을 벌이며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뭔가?"울산과학대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정몽준 명예 이사장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수차례 업체와의 교섭에서 해결이 안되는 이유가 단지 불성실한 교섭 때문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학교와 정몽준 이사장이 업체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측과 정 명예이사장이 나서서 저임금을 해소해 주기를 바란다."
- 그렇다면 업체와의 교섭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건가?"앞에 말한 내용은 업체도 공공연히 인정하는 사실이다. 대학 측은 지불능력이 충분하다. 한 해 4백 억이 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주식 배당금만 150억을 챙겨가는 수조 원의 자산가 정몽준 명예 이사장과 학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말하기 전에 자기 학교 청소노동자들의 눈물부터 닦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우리 청소노동자들의 요구는 시급 7910원, 상여금 100% 인상, 단협 위반 중지다. 정부는 2011년 11월 28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공동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에 따른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발표했다. 원청에서 청소용역 예정가격 산정 시 시중노임단가를 기본급으로 적용하라는 것이다. 2014년 시중노임단가는 7910원이다.
-2006년 노조 결성 후 그나마 임금이 다소 인상됐다는 보도도 있던데."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비정규직이다. 10년 전인 2003년에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 60만 원을 받고 일했지만 당시 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월급은 4배가 넘는 250만 원이었다. 훨씬 더 힘들게 일 하고도 임금은 차별받는 비정규직의 처지가 너무나도 서러워 용기를 내서 2006년에 노조를 만들었다. 그래서 그나마 2007년부터는 법정 최저임금이라도 받게 됐다. 이후 매년 학교와 업체에 줄기차게 임금인상을 요구해왔지만 묵묵부답 이었다. 지난 8년동안 우리에겐 최저임금이 곧 최고임금이 되어버렸다.
-같은 학교에 있는 정규직과의 차별을 호소하고 있는데."정규직 교직원들은 상여금 400%부터 시작해서 10년 이상 근무하면 1000%의 상여금을 받는다. 그러나 청소노동자들은 2012년부터 연말에 상여금 100%를 받고 있는 것이 전부다. 10년을 일해도 상여금은 고작 100%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학 측은 올해부터 출근체크기와 업무점검표를 도입하고 곳곳에 cctv를 설치해 청소노동자들의 작업을 감시하며 노동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교직원들은 제외하고 청소노동자들에게만 강요하고 있다. 더군다나 상여금 대신 성과급을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점검표에 따라 차등지급하겠다고 한다. 조합원들을 통제하고 이간질 시켜 노조를 깨겠다는 술수로 보이는데, 이 모두가 엄연한 단체협약 위반이고 노조탄압이다.
-업체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가."업체는 교섭자리에서 '재정이 부족하다, 우리도 답답하다. 학교에서 용역비를 올려주지 않는 이상 해결책이 없다. 출근체크와 업무점검표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이야기 해보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학과 업체 측이 전혀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는 말인가."교설결렬 이후 학교와 업체는 공문을 통해 교섭 재개 의사를 밝혀왔다. 노조도 교섭을 통한 원만한 해결을 원하기 때문에 교섭에 응했다. 하지만 학교와 업체는 교섭을 진행하면서 뒤로는 업무방해로 고소고발을 하고 조합원 징계를 운운하고 있다. 학교와 업체가 진정 이번 파업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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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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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파업, 대학 측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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