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속옷 10만원짜리 스위스 명품이 뉴스가 되는 요즘
TV조선 화면캡쳐
세월호 참사 발생 4개월... '기레기' 면피 못한 언론들- 호평을 받는 JTBC도 유대균씨 관련 보도를 13건이나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의제 설정 안에선 자유롭지 못하다고 본다. 언론이 유병언 일가에 집중하기 시작한 시점이 세월호 참사가 일 주일 정도 지난 4월 21일부터다. 다음날 검찰의 유병언 일가에 대한 출국금지 명령, 4월 23일, 유씨 집과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
JTBC도 4월 21일부터 청해진해운과 세모그룹의 관계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 날부터 유병언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그 시기가 유병언 일가로 모든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JTBC도 자유로울 수 없었고, 유대균 보도도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JTBC 보도도 비판받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JTBC는 계속 세월호 참사의 본질에 대해 보도했다. 유병언에 대해 다루긴 했지만 항상 1번 기사는 실종자 구조소식이었다. 관련 보도도 더 많았다."
- 지상파의 경우는 어떤가?"지상파는 종편처럼 어처구니없는 보도를 많이 하진 않았다. 다만 주로 검찰과 정부의 입장을 받아 전달했다. 검찰이 이런 혐의가 있다고 하면 그렇다고 전하는 식이다."
- 세월호 참사 초기,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언론은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는 등 비판을 많이 받았다. 참사가 벌어진 지 4개월, 현재의 언론은 어떤가?"세월호 참사 100일 때, 몇몇 언론에서 '변한 게 없다'는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그 비판에는 언론도 포함이 돼야 한다. 언론이 비판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말을 그대로 전하고, 본질을 흐리는 보도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지금 보도되는 유병언 일가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검찰과 정부에게 끌려 다니는 보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결과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를 잊게 만들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유대균이 치킨을 먹었느니 유병언이 어떤 속옷을 입었느니 하는 문제로 가볍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 이런 보도를 언론이 버젓이 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여전히 '기레기'였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 희망이 있을까?"종편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상파나 인터넷 매체에서 이런 보도가 이어진다면 그들에게 기대 희망을 찾기보단 대안언론에 주목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대안언론인 <뉴스타파>와 <국민TV>의 보도는 어떤가?"대안언론들이 역량이 뛰어나서 다른 보도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보다 '구조적인 다름'이 있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냐 마느냐, 재정의 출처가 어디냐, 속보로부터 자유로운가, 하는 것들이 맞물리는 문제다.
사실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은 지상파다. KBS가 수신료로 운영되는 이유가 거기 있다. 다른 눈치보지 말고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하라는 건데. 제가 우려하는 것은 YTN이다. YTN이 유대균씨 검거소식을 전하는 보도를 보면, 종편하고 다를 것이 없어졌다. 평론가들이 나와서 떠드는 잡담 수준의 뉴스를 그대로 한다. YTN은 종편이 아니고 보도전문 채널이다. 점점 언론 자체가 종편화돼 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정상적인 것은 지상파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 그럼 종편이 지상파에 영향을 줄 수 있겠다."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TV조선 시청률이 5% 넘었다고 기사를 썼더라. 뉴스가치 판단이 부족한 사람이 간부로 있다면 종편을 보다가 '저거 재밌네, 저렇게 한 번 만들어봐'라고 할 수도 있다.
원인을 다른 데서 찾는 것이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해야 할 보도를 안 해서 안 보는구나'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자극적인 공세로 사람을 끌어 모으는 식의 판단을 한다면... 전체 언론의 종편화가 벌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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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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