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울진 불영사 경내
김민수
자, 일상의 한 부분입니다.
평온해 보입니다. 그 안에 어떤 복잡한 삶의 정황들이 개인에게 있는지 모르겠으나 평온해 보입니다.
어제(8월 7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농성하는 광화문 광장에 들렀습니다.
그들의 절규와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과 어떻게 해서든지 유아무야 세월호 침몰사건을 덮으려는 총체적인 국가권력이 맞서는 현장은 평온하면서도 아팠습니다. 일상이 아닌 것이지요.
누군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말로만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겁박하지 말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도저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들을 재생산해 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무능한 대한민국입니다. 그리고 무심한 대한민국입니다.
정치권뿐 아니라 이런 참사 앞에서도 덤덤하게 자기의 일상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이들, 심지어는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을 하는 이들 모두 무심합니다.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선 행동, 그것을 도 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지금 정치권이 도넘는 행동을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행동들이 만연하는데도 분노하지 않습니다. 남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저는 유가족의 증언을 들으면서 그들의 인내심을 존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행여라도 자신들을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오해라도 없도록, 진실을 덮으려는 이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인내하며 나아가고 있습 니다. 진실규명이 당장이라도 되면 좋겠지만, 일년, 오년, 십년, 아니 혹시 우리가 죽은 다음에 진실규명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이 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4천만, 아니 3천만 명이 우리를 지지한다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기에 우리는 인내하며 천천히 가고 있는 중입니다. 도와주십시오(개신교연합기도회에 참석한 유족의 발언 중에서).유족들이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삶의 무게(짐), 그것을 시험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그들의 삶의 짐을 나눠지는 일입니다.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지는 것, 그것이 '도'라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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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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