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감영공원 하마비 뒤로 선화당이 보이는 사진
추연창
대구 중구 소재 경상감영공원에 가면 흔히 이런 내용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만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은 대구공정여행A스토리협동조합이 주최한 8월 22일 '대구 중심가 공정여행 답사' 해설에서 "그런 답사로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이 안 된다.
이 문화유산을 자기 자신이 만들었다고 생각하면서 따져 보고, 그 결과를 글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하마비가 선화당 오른쪽에 서 있는 것을 보면서 "이게 본래부터 이 자리에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어디에 있었을까? 왜?"하고 반문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마비는 말에서 내려서 걸어오라는 표식이다. 그러나 그런 지식을 얻기 위해 답사여행을 다니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어디서부터 걸어오라는 말인가?'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어디서부터?' 당연히 문 밖에서부터다. 어느 문? 경상감영 정문 밖에서부터다.
경상감영의 정문은 어디에 있나?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정문이 없다. 경상감영의 문은 1906년에서1907년즈음 친일파 대구 군수 박중양이 읍성을 부순 이래 달성공원 안으로 옮겨졌다. 지금 달성공원 안에 있는 관풍루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문은 본래 남쪽에 있다. 그러므로 경상감영의 정문은 선화당 남쪽, 즉 선화당의 정면 전방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하마비의 자리는 선화당 오른쪽이다. 정면 어디쯤(지금의 국채보상로)에 있던 하마비가 이리로 옮겨졌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옮겨졌다는 데서 또 생각해본다. 관풍루를 복원할 때 경상감영에 복원하는 것과, 지금처럼 달성공원 안에 서 있도록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옳을까? 대구 읍성의 정문인 영남 제일관도 복원될 때 본래 자리가 아닌 망우공원에 중건되었고, 달성 앞에 있던 조양회관도 망우공원에 복원되었는데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