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위로하는 가수 김장훈가수 김장훈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청와대를 향한 10만의 함성-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희생자 김동혁 학생의 어머니 김성실 씨와 여동생 예원양과 함께 노래를 부른 뒤 포옹하고 있다.
유성호
"박근혜 대통령은 또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가수 김장훈씨가 22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이날 오전 기소권과 수사권을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0일째 단식 농성을 하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갔기 때문이다.
김장훈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들이 그렇게 만든 소외되고 약한 인간에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를 지킬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씨는 또 "도저히 참을 수가 없네요, 국가의 주인인 국민으로서"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김씨는 앞선 글에서 김영오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소식을 전한 뒤, "너무 원통하고 화가 나니 생각도 너무 혼란스럽고 극단적인 생각도 많이 들고 하여(제 자신에 대한 극단적인 것은 아니구요. 세상과 정치권에 대한 것이니 걱정들 마시구요.) 좀 신중하게 제 자신을 정리하고 행해야 할 듯 하다"고 적었다.
"상처입은 백성 힘으로 몰아내"김씨는 특히 '대통령전상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편지에서 "너무 애통한 사건에 비통함이 크나,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어 감히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소시민 가장이 원치 않는 투사가 되어서 사경까지 가면서 대통령이 공약하신 그 특별법만 제대로 해달라며 단식 40일 가까이 가고 주위에서 모두가 죽을까봐 걱정할 때, 그곳에 오셔서 손 한 번 내미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었습니까"라고 박 대통령을 질책했다.
그는 또 "그렇게 간청하고 읍소해도 외면했다. 오히려 걸을 힘도 없이 청와대로 향한 그 소외되고 상처 입은 백성을 힘으로 몰아냈다"며 "그리고 결국 그 아빠는 실신하여 병원에 실려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인간애의 문제"라며 "어떤 분은 대통령이 할만큼 했다고 하지만, 리더는 결과로 말하는 것인데, 결과가 나온 게 없다. 지혜로운 결단으로 국가를 다시 한 번 바로 세워주시기를 소망하며 간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영오씨는 세월호 참사로 딸 김유민(단원고 2학년)양을 잃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2일로 단식농성 40일째를 맞았다. 김영오씨의 건강 악화는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신청하기 위해 청와대를 가는 도중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게 큰 요인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1일 "대통령이 나설 일이 아니"라며 사실상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
김장훈씨는 지난 4일부터 19일째 김영오씨와 함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에 동참하면서 콘서트와 신곡 녹음 등 일정을 소화해왔다. 다음은 김장훈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 전문이다.
"정치적인 일?....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리를 말씀 드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