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가 26일 내보낸 관련 기사. 누리집 캡쳐.
영남일보
특히 이명박 정부는 '남부권 신공항'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영남이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로 양분되다시피 하자 결국 공약을 백지화 시켰다. 특히 해당 지자체와 지역언론들은 신공항 유치를 위해 이전투구 양상을 벌여 '지역분할주의 망령'을 되살리는 듯했다. MB 정부는 TK와 PK로 양분돼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민심이 극도로 사나워지자 전문가로 구성된 입지평가위원들을 앞세워 '경제성이 낮다'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시켜 버렸다.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0.7~0.73 수준으로 경제성의 기준이 되는 '1'을 못 넘긴다는 이유였다. 표만 내주고 결국은 허망한 공약(空約)으로 끝나고 말았다는 따가운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당시 PK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일간지들은 이런 제목들을 뽑았다.
"지방은, 죽었다..." <매일신문>"신공항 정치쇼에 지역민 우롱당했다" <대구일보> 신공항 끝내 백지화…대구·경북 '분노의 눈물', 대구시민 "총선·대선 때 표로 책임 묻겠다" <영남일보>특히 TK 민심이 크게 사나웠다. 2008년 5월 MB는 대구를 방문해 "대구경북지역이 이제 하늘이 열리고, 물길이 열리고, 이제는 경쟁력도 있는 도시로 변하게 될 것"이라며 신공항 추진의지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백지화가 선언되자 TK지역은 분노로 들끓었다.
PK 지역도 마찬가지다. 당시 국토연구원은 후보지 35개 중 부산 가덕과 경남 밀양, 두 곳으로 압축해 타당성 조사를 벌였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감이 고조돼 있었다. 그러나 백지화가 발표되자 지역신문들은 이런 제목을 뽑았다.
"믿음 없는 대통령…더는 일 못해" <경남도민일보>"신공항 백지화··· MB정부에 지방은 없다" <국제신문> "끝내… 신공항 접은 MB, 영남은 신뢰 접었다" <부산일보>
다시 갈라선 TK-PK민심, '갈등의 불'에 기름 붓는 지역언론들그런데 허무하게 백지화된 신공항 사업을 다시 꺼내 든 것은 바통을 이어 받은 바로 다음 정권이라는 점에서 웃음이 절로 난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전 정권에서 백지화 된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름만 바꿔 단 집권여당이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재탕 삼탕의 공약도 모자라 불구덩이에 가라앉은 헛공약(空約)이란 비난에도 불구하고 영남권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급하게 끄집어냈다.
그는 대선 전부터 "남부권 신공항은 그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인천공항을 늘려서는 한계가 있다"며 "(신공항이) 국가발전과 남부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선 공약으로 채택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급기야 국토부는 지난 25일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연구' 용역 결과에서 "신공항 건설 등 장래 항공수요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남부권 신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인정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와의 합의를 거쳐 신공항의 입지와 경제성을 따지는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구·경북이 지지하는 경남 밀양과 부산이 주장하는 부산 가덕도가 또 다시 치열한 유치전을 벌일 태세다. 정부의 발표가 나오기 무섭게 유치전에 기름을 붓기 시작한 것은 이번에도 다름 아닌 지역언론사들이다.
[대구·경북] "입지선정 어디?, 부산이 변수다" 묘한 신경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