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시위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며 강경투쟁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여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장면 2에서는 사분오열된 당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외투쟁을 두고 새정치연합은 극명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장외로 나가 선명하게 싸워야 한다는 의견과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한다는 의견 충돌, 그 단면이 서로를 "빨대", "빨통"이라고 비난하는 일로 나타난 것이다.
당초 국회를 나설 때만 해도 새정치연합은 나름 결기에 차 있었다. 지난 25일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세월호 유가족과의 3자 협의체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했고, "끝까지 싸우겠다"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당장 다음 날인 26일부터 새정치연합은 청와대, 광화문 광장, 명동 일대를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및 캠페인을 진행했다. 매일 저녁 의원총회를 열며 예결위회의장을 본거지 삼아 진지를 구축했고 철야농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결의는 채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28일 밤 "오늘이 철야농성 마지막 날"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30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당원 문화제에 총력을 쏟겠다는 계획이지만, 동시에 오는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식에는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앞서 김동철·김영환·박주선·이찬열 의원 등 15명은 지난 26일 성명서를 통해 "국회의원들의 단식과 장외 투쟁, 이것만큼은 정말 안 된다, 당 차원의 극한 투쟁은 곤란하다"라며 당의 강경투쟁 노선에 공개적으로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박주선 의원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장외투쟁이 당의 방침 아니냐'는 질문에 "당무 절차를 밟아야 당의 결정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는 국민 여론도 수렴해야 한다, 세월호 입법만을 위해 모든 의정을 중단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외 투쟁 반대 의원들과 뜻을 함께 한 수도권 지역 한 초선 의원은 "장외에 나갔다가 복귀 못할 수도 있다, 융통성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130명 의원들이 다 참여했으면 이길 수 있는데 이 자리(의총장)에 없는 의원들이 문제"라며 당이 한 데 모여 투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언론에서 강경파로 지목당하곤 하는 한 의원은 "지금은 비판 받는 거에 좀 무감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하려는 바가 있고 그것이 옳다고 여긴다면 밀고 나가야 하지 않겠냐"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의원은 "우리 지지층을 보고 가야 하는데 지도부는 보수 여론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라며 "그러니 이도저도 아닌, 모양 빠지는 결과가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매번 '친노 강경파'에 휘둘린다고 공격당해왔던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오히려 "장외투쟁은 안 된다"는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에 또 다시 휘청이는 등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그 기간동안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 주체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새누리당과 단독으로 협상하고 있었다. 새정치연합은 "사실상의 3자 협의체가 가동되는 거"라며 자위하고 있지만, 세월호 유가족은 새정치연합과 공식적으로 만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은 "면담 내용을 야당에게 보고하는 모양새"가 될 것을 우려해 새정치연합과 예정된 회동마저 번번히 취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지부진한 새정치연합을 향한 지지율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29일 밝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지난 주에 비해 1%p 하락한 21%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44%로 새정치연합의 2배에 달한다(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 실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
<리얼미터>가 27일, 28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 (19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16.6%로 집계됐다. 전날 18.8%였던 것이 하루 만에 2.2%p 급락한 것.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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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력·무기력·무감각... 세월호서 드러난 새정치의 생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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