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집착남'으로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국회의원 강용석
tvN
재선에 도전했을 당시 <슈퍼스타K> 오디션에 출연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던 강용석 전 의원. 이후 그는 <화성인 바이러스>에 '고소집착남'으로 출연하며 케이블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개그맨 최효종 고소 논란을 일으키면서 끊임없이 '노이즈 마케팅'을 벌였다.
결국 <슈퍼스타K>와 <화성인 바이러스>으로 인연을 맺은 tvN의 부름을 받고 <강용석의 고소한 19> 진행자로 나선 뒤, 종편 채널의 러브콜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변호사 특유의 탁월한 언변, '엄친아 출신'이라 자칭할 만한 학벌, 전직 국회의원과 현직 변호사 프리미엄, 무엇보다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확보한 인지도가 발판이 됐다.
지지부진했던 방송 진출 초반과 달리 '히트상품' JTBC <썰전>과 <유자식 상팔자>가 소위 '터지면서' 그의 이미지도 서서히 개선돼 갔다. '고소집착남'에서 '이미지 세탁남'으로 불릴 정도였다. 이를 두고 SBS 박상도 아나운서는 "강용석을 보면 돈을 세탁하듯 이미지 세탁도 가능한 것 같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여당 편에(만) 서서 정치적 사안을 볼 줄 알고 말도 잘 하는 방송인(<썰전>), 두 아들과 함께 나와 스스럼없이 가족사를 살갑게 나누는 아버지(<유자식 상팔자>), '고소'란 특유의 아이콘을 활용해 광고까지 출연하는 이 전직 정치인은 이제 "공중파 진출만 남았다"며 너스레를 떨 수 있는 여유까지 갖추게 됐다. 불과 4~5년 만의 일이다. 우리 대중이 언제부터 이토록 관대했을까. 한 번의 실수이니 너그러이 용서해야 할까. 과거의 발언은 그저 '말'일 뿐이었을까.
성공주의자인 강용석이 이미지를 세탁하는 시대의 아찔함 "그(MB)를 호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됐다는 말을 하는 거예요. 저도 비호감처럼 보이지만 저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니까요? 저한테서 MB가 보인다는 사람도 있어요(중략).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었어요. 이렇게(합리적, 비판적으로) 살아가지곤 땅 따먹기, 표 따먹기에서는 지겠구나. 냉정하게 생각하니까 '누가 다수인가'라는 질문에서 우리나라에선 좌측이 절대로 다수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어요."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를 가진 강용석 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 결론이 그의 정치적 신념일 것이다. 그는 열심히 보수인지 우파인지 정확하지 않은 정치적 노선으로 여당 편에 서고, 박원순을, 안철수를 공격한다. 공중파 출연이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더 큰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정치욕도 숨기지 않는다. <썰전>에서는 열심히 젊은 대통령의 장점들을 열거하고, 정치인의 욕망의 끝은 대권임을 드러낸다.
종편은 그에게 있어 선물과도 같았다. TV조선 <강적들>에서 열심히 애국보수 논리를 대변하며, <썰전>에서는 여야 중 여의 시각을 대변한다. 부지불식간에 그는 '기계적 균형'을 맞추기에 적합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예능에서 특유의 깐족대는 캐릭터로 장단을 맞출 줄 알게 됐고, 자기 이름을 내건 지면 인터뷰도 갖게 됐다. 그 바탕에는 철저한 성공지상주의자의 노회한 얼굴이 버티고 서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성공하기 전부터 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해요. 남이 보면 오만해 보여요 오만할 뿐 아니라 약간 미친 사람처럼 보여요.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해서 내가 하면 무조건 된다, 제일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이에요."이 자기확신범에게 오늘 재판부는 "말의 다이어트"를 주문했다. 이 판결문이 강용석에게 있어 더 없는 면죄부가 될 것은 명백해 보인다. 성공을, 다시 말해 정치 복귀를 위해 방송 이미지를 열심히 세탁하고, 유력 야당 정치인들을 흠집 내며, 자기 욕망을 솔직함으로 포장해 버리는 전 국회의원. 그가 다시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떤 정치를 할지 상상만 해도 아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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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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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박근혜 섹시"...강용석은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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