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 씨가 귀농인들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정비한 토지. 지난 2월의 모습이다. 지금은 이 자리에 비닐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이돈삼
정씨의 귀농인 지원은 체험학교 개설이 전부가 아니다. 벌써 여러 해 전부터 귀농인 체험장을 운영해 왔다. 자신이 농촌에 정착하면서 마을 어르신들에게 받았던 도움에 보답하자는 생각에서였다. 시쳇말로 예비 귀농인들에게 '비빌 언덕'이 돼준 셈이다.
정씨의 도움을 받아서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귀농인이 벌써 20여 명에 이른다. 그들은 대부분 억대 부농의 길에 들어섰다. 지금도 귀농을 꿈꾸며 그의 하우스에서 땀 흘리고 있는 도시민도 여럿이다.
"귀농인들은 대부분 농사지을 기반이 없어요. 땅도 없죠. 집도 없죠. 그렇다고 무턱대고 땅을 사고 집을 지을 수도 없잖아요. 그 사람들이 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거죠. 농사법도 가르쳐주고요. 필요하면 보증이라도 서줘야죠."정씨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선생님'으로 통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농사법은 물론 생활습관까지도 관여를 한다. 잔소리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듣는 사람들이 전혀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정씨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