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식 수석기장5일 오후 서울역 인근 식당에서 헬리코리아 신희식 수석기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철관
"20세 초부터 60세 초인 지금까지 하늘에서 비행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특히 40여 년간 무사고 비행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군경력과 사경력을 합쳐 40여 년간 1만 3000여 시간의 무사고로 하늘을 날며 산불 예방과 설악산, 한라산, 지리산, 오대산 등 국립공원 등산로 자재 운송작업, 높은 산중턱 철탑 전선 연결 작업 등 헬기를 타고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맹활약 한 베테랑 조종사 신희식(62, 충남 계룡시 거주) 주식회사 헬리코리아(대전 대덕구) 운항본부 수석기장의 감회다.
강원도 설악산에서 비행을 마치고, 추석 연휴를 이용해 지난 5일 오후 서울에 온 신희식 수석기장을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게 만나 서울역 인근 한 식당에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지난 1953년 전남 고흥군 두원면 대전 부락에서 가난한 농부 아들로 태어나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1973년 1월 23일 보병에 입대했다. 병 생활을 하다 그해 7월 23일 육군보병학교 특수 간부후보생(준위)으로 입교해 헬기(비행기)와 첫 인연을 맺게 된다. 바로 20세 때부터 군에서 비행기(헬기) 조종사로 활약을 했고, 지난 1996년 9월 30일 제대까지 23년 9개월의 군경력을 쌓았다. 제대해인 12월 5일부터 현재 근무 중인 헬리코리아에 입사해, 만 17년여째 비행을 하고 있다. 군경력을 모두 합치면 40여 년째 운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말을 이어갔고, 먼저 그에게 헬기와 인연을 맺게 된 동기를 물어봤다.
"1970년대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집안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3남매 장남으로 직업을 찾아 자립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우연히 순천시립도서관 앞에서 신문 광고 '특수간부후보생'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해 합격했습니다. 당시 신문도 보기 힘든 시절이었으니 <서울신문>에 나온 광고를 보지 않았으면, 아마 다른 직업을 가졌을지도 모릅니다. 합격을 해 놓고 96년 1월 보병에 입대해 그해 7월 육군보병학교 특수간부후보생(준위)으로 입교했고, 훈련을 마치고 특수간부(준위)로 임관해 조종사가 됐지요." 그는 육군항공학교에서 고정익(날개 달린 비행기, 68기), 회전익 전환(헬리콥터, 48기), 회전익 계기(18기) 등의 비행교육훈련을 받았다.
"이 때 훈련은 힘들었지만 제가 해야 할 맡은 임무이기 때문에 열심히 배웠습니다. 헬리콥터, 날개 달린 비행기 등의 조종 기술과 원리를 연마했고, 군 배치를 받고도 정말 열심히 해 무사고로 제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신 수석기장은 군을 제대하고도, 비행의 꿈을 접지 못하고 곧바로 외국에 나가 비행훈련을 했다.
"군대 제대 후인 1996년 10월부터 한 달간 호주 멜버른 비행학교에서 교육훈련을 받았습니다. 회사 입사 직후인 그해 12월 5일 미국 LA 비행학교에서도 교육훈련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비행교육과 다른 점이 많아 많이 배우게 됐지요. 헬리코리아로 입사해 호주와 미국의 비행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