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청도 송전탑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보낸 추석 선물. '청도경찰서장 이현희'라고 씌여 있다.
김미화
주민들, 1600만 원 든 돈봉투 직접 돌려줘기자회견을 마친 대책위와 주민들은 800만 원이 든 돈봉투 4개를 들고 경북경찰청 민원실을 찾아 돌려주고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을 경찰관직무법 위반으로, 이강현 한전 대경건설처장을 금품수수와 명예훼손으로 하는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을 제외한 대책위 관계자와 취재진의 경찰청 출입을 막아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결국 취재진들은 경찰을 피해 1층 민원실 창문을 열고 들어가 취재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반대 주민들에게 돌린 현금은 대책위가 밝힌 당초금액인 1600만 원보다 많은 17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이 아무개 할머니의 자녀가 100만 원이 든 봉투를 받았으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이현희 전 서장은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전 대경건설지사장에게 돈을 받아 할머니들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돌린 사실을 시인했다. 이 전 서장은 자신이 지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 돈을 요구했다고 말하고 조직에 누를 끼치게 되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추석을 앞두고 송전탑반대 주민들에게 한과 세트를 돌리기도 했다. 천으로 싼 포장지에는 '보름달처럼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청도경찰서장 이현희'라고 씌여 있었다. 이에 대책위와 주민들은 이 전 서장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돈이 더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전 대경건설지사는 1700만 원 이외에 더 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나온대로 돈을 준 것으로 안다"며 "다른 명목으로 준 돈은 절대로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