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노란손수건 회원들이 7월 15일 국회에 세월호 특별법 서명지를 제출하기 위해 서명지가 든 박스를 들고 걸어가고 있다.
김연지
2014년 4월 16일... 마땅히 구조됐어야 할 아이들이 수장되는 비극을 생중계로 목격했습니다. 내 자식을 잃은 것처럼 비통한 심정으로 매일 눈물 흘리고 통곡의 날들을 지내온 엄마들...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지시를 따르다 죽어간 아이들.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엄마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게 최선이라 생각해온 엄마들은 그동안의 무관심과 무지를 반성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나라님만 믿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모이게 된 곳이 바로 '다음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입니다.
반찬값 아껴 세월호 참사 알리는 광고 제작... 투사가 된 엄마들지난 5월 5일 합동분향소에서 단원고까지 '엄마들의 침묵 행진'을 시작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유가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던 '엄마의 노란손수건'은 밤을 지새기도 했습니다. 밤마다 엄마들은 800개의 노란 리본이 담긴 병 목걸이와 600개의 핸드폰 고리를 만들어 유가족께 전달했습니다. 그렇게 엄마들은 유가족에게 다가갔습니다.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한 사회로 거듭나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입니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나라님들 때문에 엄마들은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가족 분들과 함께 같은 지역 회원들끼리 혹은 개인적으로 서명 용지를 들고 다니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았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 350만 명의 서명지를 국회에 전달을 하던 그날도 엄마들은 함께 했습니다. 평범하던 엄마들은 난생처음 국회에 발을 디뎠습니다. "엄마들이 국회까지 오게 될 줄이야"하고 탄식한 엄마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유가족을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신문에 전면 광고를 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촉박한 시간에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찬값 아끼고 생활비 쪼갤 각오를 했습니다. 친구에게 아쉬운 소리로 후원 요청도 하고 모아 뒀던 목돈도 내면서 엄마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냈습니다. 단 3일간의 모금으로 '한겨레'에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벅찬 성과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낳아 첫 백일은 엄마가 키웠지만, 사고를 참사로 만든 100일은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
광고에 들어간 내용입니다. 이 게재를 통해 참사100일, 특별법에 대한 해결책을 담은 정부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350만 명의 세월호 특별법 서명 제출이 무색하게 졸속으로 이뤄진 여야 1차 야합. 선거 전 세월호 진상을 밝혀주겠다던 야당마저 믿을 수 없다는 사실에 분개했습니다. 그러나 엄마들은 쉽게 좌절할 수 없었습니다.
"뒤집을 수 있다! 뒤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