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콜센터는 서울시 민원 뿐 아니라 25개 자치구의 모든 민원을 전화로 상담한다.
김일웅
120 다산콜센터를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위탁업체 사측을 대리하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아래 경총)와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 지부(아래 노조)는 지난 15일 집중 교섭을 진행했으나 감정 휴가 보장, 노조 활동 보장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전면 파업을 일단 유보하고 17일 다시 한 번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다산콜센터 노조는 18일 오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난항 끝에 파업까지 이른 다산콜센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과중한 업무와 일상적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상담사들'서울 생활 행복 도우미'라고 불리는 120 다산콜센터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모든 민원을 전화로 상담해 주는 민원 서비스다. 다산콜센터는 하루 평균 3만 5100통의 전화를 받을 만큼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고, 매년 시민 만족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서울시 행정의 최일선에서 시민과 만나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젠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이 다산콜센터 상담사들은 서울시 소속이 아닌 3개 민간 위탁 업체(효성ITX, Tcs, MPC)에 나뉘어 소속된 간접 고용 비정규직 신분이다. 3개 업체에 분리해 위탁을 주고 업체간 경쟁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상담사들은 과잉 경쟁과 비인간적 노동 환경에 내몰렸다.
위탁업체들은 일명 '콜 수'를 기준으로 상담사들을 평가해 등급을 나누고 이 등급에 따라 상담사들의 급여와 인센티브를 달리한다. 처리 콜수에 따라 임금이 수십만 원까지 차이나는 콜 경쟁제도는 고스란히 노동 강도 강화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한달에 한 번 보는 업무 테스트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업무시간 외에 교육을 받았지만, 이에 따른 시간외 수당은 따로 받지 못했다. 연차 휴가 또한 눈치를 보며 써야 할 때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