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울산시티투어' 를 한 결혼이주여성들. 이들은 문해전문기관인 울산푸른학교 학생들로 시티투어는 문해교육의 한 과정이다
울산푸른학교
지난 7일 오전 9시. 울산시청 햇빛광장에는 '울산시티투어' 차량에 탑승하는 여러 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확인 결과, 이들은 시청 인근 울산 남구 신정3동에 있는 문해교육전문기관인 '울산푸른학교' 한국어센터에서 공부하는 주부 학생들이었다.
발길을 '울산푸른학교' 로 향했다. 이곳은 학교장 외 20여 명의 자원봉사자 교사들이 이들 이주여성을 포함한 지역 비문해자들을 대상으로 한글뿐 아니라 산수(수학), 한문, 기초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비롯해 부설 문화센터에서는 노래교실, 한국무용, 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취미활동도 겸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문화활동이 울산푸른학교에 있는 너른 교실이 아니라 인근에 따로 마련된 문화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하나하나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비문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여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사업 확대 고무적문화센터가 따로 떨어져 있는 데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이하형 울산푸른학교 교장(50)은 "울산에도 많은 문해교육 대상자들이 있지만 이들이 떳떳하게 학교를 드나드는 것이 여전히 불편한 실정"이라며 "사회적인 편견도 그렇고, 문해교육에 대한 홍보가 안돼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울산푸른학교 문화센터에는 문해교육 대상자들 외에 일반시민들도 섞여 취미활동을 하는데, 비문해자들이 학교에서 문화센터를 같이 운영하면 한글 배우는 것을 시민들에게 들킬까 조심스러워 해 다른 장소로 마련했다는 것이다.
울산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해 지난 9월 15일 오후 울산시청 본관 2층 시민홀에서 열린 '울산광역시 평생학습포럼'에서 전은경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는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문해교육대상인구는 630만여 명으로 전체 16%, 울산은 11만여 명으로 12.4%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전체 성인 인구 중 10%가 훨씬 넘는 사람이 한글을 비롯해 계산 능력 등 문해교육을 받아야 할 처지 이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못하다.
그나마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2006년부터 저학력 비문해 성인들이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도록, 제2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각 시도에는 거점 문해교육기관을 중심으로 문해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울산의 경우 울산시민학교(교장 김동영)를 거점 기관으로 해 남구지역을 담당하는 울산푸른학교 등 2곳이 문해교육 전문기관으로 인정받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05년 문해교육전문기관으로 개교한 울산푸른학교는 이하형 교장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담당하면서 현재 성인문해교실 1~3단계 반과 성인중학졸업반, 성인고등졸업반, 영어왕초보반, 결혼이주여성 한국어반(3단계)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