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명당자리로 알려진 일부 카페는 바깥쪽이 30만원에 이른다.
진민용
따라서 관람석 자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약 1.5km 펼쳐진 백사장 중 중앙부분은 VIP석으로 내빈들을 위한 자리와 무대로 만들어집니다. 그 때문에 스피커는 무대 중앙을 중심으로 양쪽 약 100여 미터 간격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자리로 가면 스피커는 설치가 안 돼 있습니다. 그 때문에 가장자리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불꽃을 절반 밖에 못 보는 꼴이죠.
불과 몇 시간 차지할 자리에 목숨 거는 사람들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은 가상합니다. 불꽃축제를 하는 날 오전부터 자리를 들고 나와 찜을 해 놓습니다. 그 자리가 영원할 것 같은 착각으로 사수하게 되고, 누군가 자기 자리 옆에 다가온다면 자기의 영역이 침범을 받을까봐 매우 경계합니다. 불과 몇 시간 후면 뒤도 안 돌아볼 자리를 두고 말입니다. 이것이 곧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 이 세상에서 자신의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불과 수십 년 후면 인생의 축제를 마치고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데, 마치 영원할 것 같은 착각으로 발버둥을 치는 게 인생이 아닐까요. 자기 소유의 땅을 수만 평을 가졌거나, 빌딩을 소유하고도 더 욕심을 내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반대로 자기 집은 고사하고 전세집도 하나 마련하지 못하는 인생도 비일비재합니다.
자신의 몸 하나 누울 땅 있으면 만족한다던 옛 성인의 말처럼 시신을 묻을 땅이면 만족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조차도 화장을 하면서 묻힐 땅조차 필요없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살아있는 기간 동안은 자기의 욕심을 최대한 충족할 수있는 큰 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겁니다.
화려한 불꽃은 불과 한 시간이면 하늘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것을 보려고 좋은 자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의 땅이 아니듯, 우리 인생에서도 불꽃같이 사라져 버리는 인생이라는 영광을 위해 옆의 사람에게는 단 한 뼘의 공간도 허락되지 않는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부익부 빈익빈, 자리값 30만 원과 밀쳐지는 사람들 부산 불꽃축제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인근 카페는 자리 예매를 받습니다. 전망이 좋은 자리는 1인당 7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합니다. 오후 5시가 되면서 이들 카페는 일반 손님들은 모두 내 보내버립니다. 명백히 위법이며 불법이지만 관계당국의 단속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한 시간을 위해 수십만 원의 명당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일반 관람객들 대부분은 길바닥에 앉아서 관람을 하거나 모래사장으로 나가서 봐야 합니다. 물론 그런 자리가 나쁘진 않지만, 한 시간의 이벤트를 위해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게, 그리고 정상적이지 못한 비정상적인 거래가 오가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는 누구 한 사람 따지지 않습니다. 마치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