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 흥덕고등학교 학생.
유성호
일홍 : 중학교 때 선생님이 흥덕고를 두고 선생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고,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는 학교라고 소개해줬어요. 직접 와보니 진짜 그랬어요. 체육대회 기획안을 낼 때도 선생님이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주시고,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주고받았어요. 근데요, 솔직히 소통 말고 어떤 점에서 혁신적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지향 : 흥덕고에 처음 입학한 선배들 보면, 담배를 많이 피우더라고요. 흥덕고 옆 흥덕중에 다녔는데, 선생님이 흥덕고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담배를 피우고 말썽을 부리던 언니 오빠들이 바뀌는 모습을 봤어요. 인상적이었죠. 이범희 교장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홍보책자 사진과 실제 학교 모습이 다르다고 하니 '사진과 똑같이 만들어줄게', '학교에서 기다릴게'라고 하셨어요. 얼마나 멋있어요. 지금 학교가 재밌어요.
윤주 : 수원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선생님들의 교육방식에 불만이 있었어요.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서열을 매겨 가르는 게 싫었어요. 선생님을 만나기도 어렵고, 문 닫힌 교무실이 싫었죠. 좀 자유로운 학교에 가고 싶어서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에 지원했는데, 떨어졌어요. 그때 마침 흥덕고를 알게 됐고, 철학수업이 있다는 점에 혹했어요. 와보니, 토론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좋은 점은 '야자'가 9시에 끝나는 거예요. 하하. 수원에 어떤 학교는 반 학생들이 모두 오전 7시까지 나와서 '인증샷'을 찍어서 선생님한테 보낸대요. 지각하는 친구가 있으면, 늦은 시간만큼 야자를 더하고요.
우진 : '극혐'이네요. 기계를 양산하는 거잖아요. 제 얘기를 하면, 아빠 권유로 흥덕고에 왔어요. 방송을 보니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많아서 걱정했어요. 솔직히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흥덕고에서 내신 점수나 잘 따야지 하는 생각으로 학교에 왔죠. 근데 입학식 때 선생님들이 장미꽃을 주고, 교장선생님이 아침 등굣길에 인사를 했어요. 그때만 해도 '방송 커버하려고 하나'라고 생각했거든요. 학교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우리들이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홍 : 갑자기 질문 하나 해도 돼요. 흥덕고에 와서 후회한 적 없었는지 궁금해요.
우진 : 중학교 때만 해도 좋은 대학에 가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흥덕고는 수행평가 비중이 커요. 전 지금까지 밑줄 친 것 달달 외우는 것만 열심히 해서, 모둠 수업은 생소했어요. 과제를 제가 떠맡아서 했는데, 점수가 안 나왔어요. 선생님이 '협동을 안 했다'고 했어요. 그때 많은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선생님들이 어떤 수행평가 과제를 낼지 궁금해요. 그리고 '좋은 수업 만들기 간담회'도 얘기하고 싶어요.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수업이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반영을 해줘요.
- 친구들은 일반고에 다니잖아요.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면 어떤가요. 흥덕고가 아니라 다른 일반고에 갔으면 지금 어떤 모습일 것 같아요?
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