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학생 많아 걱정했는데..."
"학교 비판하는 동아리 활동, 즐거워요"

[혁신고에 가다⑤] 경기 용인 흥덕고 재학생 좌담회

등록 2014.11.10 08:14수정 2015.02.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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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공립고등학교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로 상징되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정책과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도입한 고교선택제는 고교서열화를 강화했다. 학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일반고는 '똥통학교'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런 가운데, 일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혁신학교로 탈바꿈한 고교에서는 행복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혁신고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다섯 차례에 걸쳐 일반고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편집자말]
 5일 오후 경기도 용인 기흥구 흥덕고등학교에서 <오마이뉴스>와의 간담회에 함께한 흥덕고등학교 정일홍, 김윤주, 한우진, 이지향 학생은 "학교 생활이 행복하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학교 가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고 답했다.
5일 오후 경기도 용인 기흥구 흥덕고등학교에서 <오마이뉴스>와의 간담회에 함께한 흥덕고등학교 정일홍, 김윤주, 한우진, 이지향 학생은 "학교 생활이 행복하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학교 가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고 답했다.유성호

 5일 오후 경기도 용인 기흥구 흥덕고등학교 강당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인권 토론회를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톡 검열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종이에 적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5일 오후 경기도 용인 기흥구 흥덕고등학교 강당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인권 토론회를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톡 검열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종이에 적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5일 오후 6시 경기도 용인시 흥덕고등학교 강당. 어둠이 내려앉고 학교가 파한 지 오래지만, 많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자신의 키만큼 커다란 전지에 둘러앉았다. 청소년 투표제, 외국인 노동자, 카카오톡 검열 등에 대한 의견을 적어 내려갔다. 학생 60여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인권 토론회가 끝난 직후였다.

교사 김인철씨는 "학생의 날 주간을 맞아 학생들이 직접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가 자신의 의견과 토론자들이 낸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며 "끝나고 복도에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권 관련 행사에 100여 명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고3 학생을 제외한 1~2학년 학생 400여 명 중 1/4이 참여했다"고 귀띔했다.

흥덕고는 우리나라 첫 혁신학교 중 한 곳이다. 지난 2010년 개교하면서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개교 첫 해 '불량학생'들이 대거 모였다. 하지만 이 학생들은 3년 뒤 제 꿈을 찾아 웃으면서 졸업했다. 교장실에는 아이들의 감사편지와 선물이 쌓였다. 한 학생은 편지에서 "3년 동안 저의 더딘 성장을 지켜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썼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행복해요?" 그 대답은...

 흥덕고등학교 계단 벽면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한 선배들의 발 도장이 전시되어 있다.
김윤주 흥덕고등학교 학생은 "토요일 자정이 되면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이 함께 떠나는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이 기다려진다"며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서로 배려하고 이끌어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흥덕고등학교 계단 벽면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한 선배들의 발 도장이 전시되어 있다. 김윤주 흥덕고등학교 학생은 "토요일 자정이 되면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이 함께 떠나는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이 기다려진다"며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 서로 배려하고 이끌어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유성호

흥덕고는 현재의 입시체제 내에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일반고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흥덕고 모델은 여전히 유효할까. 흥덕고 학생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듣고자 학교를 찾았다. 이날 밤 흥덕고 2학년생인 이지향·김윤주양과 한우진군, 1학년생인 정일홍군과 둘러앉았다. 이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다. 모두 "행복하다", "즐겁다"고 말했다.

정일홍군은 한우진군에게 흥덕고에 와서 후회한 적이 없느냐고 물었다. 우진군은 "지금까지 밑줄 친 것 달달 외우는 것만 열심히 해서 모둠 수업은 생소했다, 모둠 과제를 떠맡아서 했다"면서 "점수가 안 나왔다, 협동을 안했기 때문이란 걸 알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우진군은 "공부가 무엇이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윤주양은 "다른 학교에선 성적으로 우열반을 나누고 따로 '야자'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아서 '수능 대박반'을 운영한다"고 지적했다. 일홍군은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라는 생각이 들것 같다, 흥덕고는 그렇지 않다"고 거들었다. 수학기본반에서 기초수학을 배웠던 이지향양은 "'노력하는 너희가 멋있다'는 선생님의 말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향양은 이어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만 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저만의 생각을 넓히고 자기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좋은 대학에 가라는 부담감만 주고 꿈을 강요하는 게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주양은 "일반고에 갔으면 슈퍼마켓에서 값이 매겨져 있는 초콜릿이었을 것"이라면서 "흥덕고에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쓴소리도 내놓았다. 일홍군은 "선생님과 학생의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무엇을 혁신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주양은 "토론식 수업도 사실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우진군은 "선생님이 여러 활동이 생기부(생활기록부)에 들어간다고 하고, 학생들도 그제야 참여한다"면서 "혁신학교가 현 입시제도에 편입된 것 같다"고 씁쓸해했다.


다음은 2시간동안 진행된 좌담회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오늘(6일) 학교에서 인권 토론회가 열렸잖아요. 어떻게 진행됐나요.

 한우진 흥덕고등학교 학생.
한우진 흥덕고등학교 학생.유성호
한우진(이하 우진)
: 이번 주가 학생의 날 주간이잖아요. 인권을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친구들의 인권감수성을 높여보자는 취지로 학생회가 토론회를 마련했어요. 선생님을 통해서 각반에 홍보했어요. (선생님을 시킨 거네요?) 네, 하하. 학생 60여 명이 자발적으로 모였죠. 2시간 동안 30분 간격으로 주제를 바꿔가며 토론을 진행했는데, 토론 시간이 짧았다는 말이 나올만큼 뜨거웠죠.

- 다른 학생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어요?
김윤주(이하 윤주) : 작년부터 독서 토론 동아리를 하고 있어요. 신입생 때 언니(선배)들이 저희에게 존댓말로 얘기하는 게 좋아 가입했어요. 매주 월요일 방과 후에 2시간씩 동아리 회원 18명이 모여서 책 한 권을 두고 자유롭게 토론해요. 최근에는 웹툰 <신과 함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어요. 30명이나 왔어요. (학교에서 지원을 많이 해줬나요?) 우리 돈으로 간식을 샀고요. 다 우리가 알아서 했어요. 하하.

이지향(이하 지향) : 저도 같은 동아리에 있어요. 저는 원래 소극적인 스타일이에요. 발표 수업도 어려워하고요. 그런데 여기 동아리에 들어와서 토론하면서 제 의견을 얘기하게 되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수업시간에도 내 얘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거든요.

정일홍(이하 일홍) : 학생회에서 다음 주에 열릴 체육대회를 기획하고 있어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게 많더라고요. 준비하면서 즐겁기도 했고, 욕도 많이 먹었어요. 욕을 먹을 땐 화도 나지만, 내가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하는 생각을 하죠.

- 얘기하다보니 날이 많이 어두워졌네요. 근데 여러분들은 학원에 안가요?

우진 :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학원에 안가요. 그때 제가 학원을 왜 다니고 있는지 모른다는 걸 깨달았어요. 엄마한테 학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죠. 엄마는 반대했죠. 학창시절 통틀어 처음 학원에 안가는 거니, 많이 불안했어요. 인강(인터넷 강의)을 들으면서 저만의 공부법을 찾으니, 성적이 오르더라고요.

일홍 : 제가 여기서 성적이 가장 나쁠 텐데요, 하하. 저는 학원의 필요성을 느껴요. 근데 학교가 너무 즐겁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많을 일을 해보고 싶어요. 아참, 저도 동아리를 하나 하고 있어요. '소통 동아리'인데, 학교를 비판해요. 학생들이 학교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죠.

"소통 말고 무엇이 혁신인지", "토론 수업도 잘 안 되고..."

- 학교를 비판하는 동아리라고요? 흥미롭네요. 그럼, 여기서 질문을 하나할게요. 고등하교 진학할 때 흥덕고는 어떤 이미지의 학교였어요? 그리고 흥덕고에 와보니까 어떤 학교였나요?

 김윤주 흥덕고등학교 학생.
김윤주 흥덕고등학교 학생.유성호
일홍
: 중학교 때 선생님이 흥덕고를 두고 선생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고,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는 학교라고 소개해줬어요. 직접 와보니 진짜 그랬어요. 체육대회 기획안을 낼 때도 선생님이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주시고,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주고받았어요. 근데요, 솔직히 소통 말고 어떤 점에서 혁신적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지향 : 흥덕고에 처음 입학한 선배들 보면, 담배를 많이 피우더라고요. 흥덕고 옆 흥덕중에 다녔는데, 선생님이 흥덕고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담배를 피우고 말썽을 부리던 언니 오빠들이 바뀌는 모습을 봤어요. 인상적이었죠. 이범희 교장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홍보책자 사진과 실제 학교 모습이 다르다고 하니 '사진과 똑같이 만들어줄게', '학교에서 기다릴게'라고 하셨어요. 얼마나 멋있어요. 지금 학교가 재밌어요.

윤주 : 수원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선생님들의 교육방식에 불만이 있었어요.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서열을 매겨 가르는 게 싫었어요. 선생님을 만나기도 어렵고, 문 닫힌 교무실이 싫었죠. 좀 자유로운 학교에 가고 싶어서 대안학교인 이우학교에 지원했는데, 떨어졌어요. 그때 마침 흥덕고를 알게 됐고, 철학수업이 있다는 점에 혹했어요. 와보니, 토론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좋은 점은 '야자'가 9시에 끝나는 거예요. 하하. 수원에 어떤 학교는 반 학생들이 모두 오전 7시까지 나와서 '인증샷'을 찍어서 선생님한테 보낸대요. 지각하는 친구가 있으면, 늦은 시간만큼 야자를 더하고요.

우진 : '극혐'이네요. 기계를 양산하는 거잖아요. 제 얘기를 하면, 아빠 권유로 흥덕고에 왔어요. 방송을 보니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많아서 걱정했어요. 솔직히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흥덕고에서 내신 점수나 잘 따야지 하는 생각으로 학교에 왔죠. 근데 입학식 때 선생님들이 장미꽃을 주고, 교장선생님이 아침 등굣길에 인사를 했어요. 그때만 해도 '방송 커버하려고 하나'라고 생각했거든요. 학교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우리들이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일홍 : 갑자기 질문 하나 해도 돼요. 흥덕고에 와서 후회한 적 없었는지 궁금해요.

우진 : 중학교 때만 해도 좋은 대학에 가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흥덕고는 수행평가 비중이 커요. 전 지금까지 밑줄 친 것 달달 외우는 것만 열심히 해서, 모둠 수업은 생소했어요. 과제를 제가 떠맡아서 했는데, 점수가 안 나왔어요. 선생님이 '협동을 안 했다'고 했어요. 그때 많은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선생님들이 어떤 수행평가 과제를 낼지 궁금해요. 그리고 '좋은 수업 만들기 간담회'도 얘기하고 싶어요.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수업이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반영을 해줘요.

- 친구들은 일반고에 다니잖아요.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면 어떤가요. 흥덕고가 아니라 다른 일반고에 갔으면 지금 어떤 모습일 것 같아요?


일홍
 정일홍 흥덕고등학교 학생.
정일홍 흥덕고등학교 학생.유성호
: 싫었을 것 같아요. 흥덕고에는 공부하는 분위기가 덜하다고 후회하는 친구도 있어요. 근데, 공부 말고도 다른 학교에 가면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많이 할 수 있으니 좋아요.

지향 : 다른 일반고에 갔으면, 선생님들이 '이거 해'라고 시키면, 그대로 했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죠. 흥덕고에서는 선생님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윤주 : 일반고에 갔으면 '내가 여길 왜 왔고, 왜 이렇게 살고 있지'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친구들과도 어색했을 것 같아요. 여긴 1학년 한 반을 두 개로 나눠서 15명씩 지내거든요. 친구들이랑 많이 친해졌어요. 반대로 다른 학교를 보면, 성적별로 야자하고 우열반을 나눠요.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모아서 심화수업을 하는 '수능 대박반'을 운영해요.

일홍 : 그런 얘기 들으면,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다행히 흥덕고는 그런 게 없어요.

지향 : 저는 기초수학을 배우는 수학기본반에서 공부해요. 1학기 때는 중학교 과정, 2학기 때는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쳐줘요. 신청하면 누구나 들을 수 있어요. 저는 수학이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처음으로 수학 점수 90점을 받았거든요. 중학교 때는 성적으로 상·하반을 나눴어요. 상반 애들이 하반 애들 무시하듯 해서 기분 나빴어요. 여기선 그런 느낌을 못 받았어요. 선생님도 '노력해서 잘하는 친구를 따라잡는 너희들이 멋있다'고 해서, 힘도 났어요.

"좋은 대학 부담감만 주고 꿈 강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

- 혁신학교를 두고 '좋은 대학에 학생들을 못 보낸다', '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어요.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게요. 좋은 대학에 많은 학생을 보내는 게 좋은 교육일까요, 아니면 학생들이 꿈을 찾고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게 좋은 교육일까요. 

 이지향 흥덕고등학교 학생.
이지향 흥덕고등학교 학생.유성호
우진
: 왜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제가 고민하는 게 있어요. 학교에서 무엇을 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이 잘 참여하지 않아요. 그런데 선생님이 생기부(생활기록부)에 들어간다고 하면, 학생들이 참여해요. 혁신학교는 현 입시제도에서 우리가 교육을 바꿔보자고 하는 첫 걸음이잖아요. 지금 혁신학교는 현 입시제도에 편입된 것 같아요.

지향 :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만 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저만의 생각을 넓히고 자기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중학교 때 자기소개서에 꿈을 적는 칸 있어요. 제 친구는 그 걸 쓸 때가 끔찍하대요. 꿈 없는데, 꿈을 쓰라고 하니까. 실패자로 낙인찍는 것 같대요. 하지만 선생님은 꿈이 왜 없냐고 혼냈대요.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는 부담만 주고 꿈을 강요하는 게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윤주 : 흥덕고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급변하는 세상에서 사람에 대한 생각이 없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일반고에 갔으면 슈퍼마켓의 값이 매겨져 있는 초콜릿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혁신고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게 됐어요.

일홍 : 대학이나 사회에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 학력만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학생이 어떤 활동,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아요. 학력만 보면 그 학생이 어떤 학생인지 알 수 없잖아요.

- 마지막 질문을 할게요. 여러분, 행복해요?

우진 : 네, 행복해요. 일반고에서는 공부 잘하는 10여 명만 행복하잖아요. 좋은 대학에 갔다고 교문에 걸린 플래카드에 이름 올린 아이들만요. 나머지는 떨거지 취급을 당하잖아요.

일홍 : 전, 학교 가는 게 즐거워요.

지향 : 다른 일반고에 갔으면 어땠을까 상상하면, 지금 행복한 것 같아요. 

윤주 : 학교에 백두대간 종주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토요일 새벽 1시에 출발하는데, 그때가 제일 좋고 행복해요.

 정일홍 흥덕고등학교 학생이 창문 넘어 교장실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흥덕고등학교은 교장실 창문을 비롯한 모든 창문이 투명유리창으로 설치돼 학생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언제든지 교사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일홍 흥덕고등학교 학생이 창문 넘어 교장실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흥덕고등학교은 교장실 창문을 비롯한 모든 창문이 투명유리창으로 설치돼 학생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언제든지 교사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유성호

 흥덕고등학교 교장실 한편에는 학생들이 직접 쓴 감사편지와 선물이 가득 쌓여있다.
흥덕고등학교 교장실 한편에는 학생들이 직접 쓴 감사편지와 선물이 가득 쌓여있다.유성호

#기획 : 혁신고에 가다 #흥덕고 아이들은 어떤 얘기를 했을까요 #기획을 살펴봐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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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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