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급여 재정 악화... 보험료 인상 계속되나

국회 예산정책처 '실업급여 사업 평가보고서'결과, 대안 마련 시급

등록 2014.11.08 15:24수정 2014.11.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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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 7일 '실업급여 사업 평가보고서'를 통해 모성보호 급여 지출 증가로 인해 실업 급여 계정의 재정악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향후 실업급여 보험료 인상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고용보험법 제78조에 따르면 실업급여는 고용보험기금에 의해 운용돼왔다. 고용보험법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급여 지출을 위해 실업 급여 연말 적립금을 해당 연도 지출액의 1.5배 이상 2배미만으로 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2년 적립배율은 0.4배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실업급여 보험료는 2003년 0.9%, 2011년 1.1%, 2013년 1.3%로 계속 인상됐다. 현재 실업급여 보험료율은 보수총액 기준 사업주 0.65%, 근로자 0.65%이다.

수입 없는 모성보호 급여 지출 증가, 재정수지에 악영향 끼쳐

 실업급여 계정 중 모성보호 급여의 비중(2002~2014)
실업급여 계정 중 모성보호 급여의 비중(2002~2014)고용노동부

실업급여 계정 중 모성 보호 급여(육아 휴직 급여, 출산 전후 휴가 급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로 지출되는 비용은 2002년 257억 원에서 2013년 6천 569억 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31.0%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업급여 계정의 총지출은 연평균 14.4%씩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실업급여 계정 지출 총액에서 모성보호 급여에 지출되는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상승하고 있는 양상이다. 2002년 2.8%에서 2013년 14.3%로 증가했다. 모성 보호 급여는 같은 계정 명목으로 전입되는 일반회계전입금을 제외하면 수입을 동반하지 않는 지출 항목이다. 따라서 일반회계전입금을 제외한 모성보호 급여액이 그대로 실업급여 계정의 수지 차를 발생시킨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1년의 경우 실업급여 계정의 수지 차는 2010년 1조 1799억 원 적자에서 6138억 원 적자로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모성보호 급여 부문에서 4992억 원의 수지 차가 발생, 전체 적자액의 81.3%를 차지했다. 2015년 기금운용계획안에서도 모성보호 급여 관련 지출이 8047억 원으로 1065억 원 증액 편성됐다. 반면 모성보호 급여 관련 일반회계 전입금은 700억 원이 편성돼 350억 원 증가에 그쳤다. 이로 인해 2015년에도 모성보호 급여액의 당기 수지는 734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예산처 담당 분석관은 "모성보호 급여가 아니었다면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 단행되었던 2013년 7월 보험료율의 추가 인상은 필요성이 적었거나, 적어도 인상폭이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대규모 실업으로 재정건전성 악화돼


 모성보호 급여를 제외한 실업급여 계정의 적립배수 추정(2003~2014)
모성보호 급여를 제외한 실업급여 계정의 적립배수 추정(2003~2014)고용노동부

모성보호 급여는 2000년 4월 사회 공동 분담이 결정되면서 2001년 8월 모성보호 관련법 개정을 통해 2001년 11월부터 고용보험기금과 국고(고용노동부 일반회계)에서 분담하게 됐다.

모성보호 급여제도(산전 후 휴가제도) 신설 당시 급여의 성격상 건강보험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으나,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감안해 일시적으로 고용 보험과 일반 회계에서 비용을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한 관계 분석관은 이에 대해 "사실 모성보호 급여가 고용보험기금에서 추진된 가장 큰 이유는 2001년 당시 실업급여계정의 지속적인 당기수지 흑자와 적립금의 급증으로 재원이 풍부하다고 여겨진 점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나 실업급여계정의 재정수지는 모성보호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당시와 달리 여건이 좋지 못하다.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면서 재정수지가 악화되었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 1400만, 일반 회계서 모성 보호 비용 지원은 형평성 위배

현재 모성보호 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에게만 지급되고 있다. 즉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취업자 1400만 명 가량은 이마저도 혜택에서 제외된다. 이로 인해 고용보험 기금에서 모성보호 급여 비용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수익자부담 원칙과 형평성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게 예산처의 분석이다.

분석관은 "2001년 국회 본회의에서 모성보호 비용 지급법안이 의결된 후 13년이 경과됐다. 하지만 육아 휴직급여 인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 신설 등 모성보호제도가 확대되는 동안 재정 대책은 전무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2월 정부는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남성 육아 휴직 이용 확대를 위해 두 번째 육아 휴직자의 첫 1개월 유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상향 조정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액을 통상임금의 40%에서 60%로 상향 조정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기간연장(2015년 예정) 등이다.

이에 대해 분석관은 "추가 제도 관련 정책이 시행될 경우 향후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그는 "따라서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 모성보호 급여의 사회적 분담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인천불교신문> 공동 게재
#국회 예산정책처 #실업급여 #고용보험 #모성보호 급여 #정부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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