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성으로 가는 길. 소나무의 뿌리가 드러난 길도 있다.
이돈삼
숲길에 도토리를 맺는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빼곡하다. 비를 맞은 나무가 물기를 잔뜩 머금었다. 숲길은 질컥거리지만 걷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날씨도 선선해 해찰하며 솔방솔방 걷기 좋다. 길 위로 소나무의 뿌리가 드러난 길도 멋스럽다.
숲길을 한 30분 걸었을까. 널따란 바위 위에 우뚝 솟은 성문이 나타난다. 성벽도 우람하다. 보국문이다. 산성의 바깥쪽에 있는 남문이다. 성 밖의 움직임을 살피는 망루인 셈이다. 보국문을 지나서 조금 더 가니 충용문에 닿는다. 산성 안의 남문이다.
금성산성은 고려 때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의 거점으로 쓰였다. 광해군 때 고쳐 쌓았다. 성 안에는 주민과 관군 2000여 명이 머물렀다. 동학농민혁명 땐 농민군과 관군의 혈전이 벌어졌다. 마을과 관아가 모두 불에 타 사라졌다. 한국전쟁 때는 보국사가 불에 탔다. 이것을 20여 년 전부터 복원했다. 동문과 서문, 남문, 북문을 세웠다. 성곽도 다시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