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신나는 축제여태전 전 교장선생님도 오셨고,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남녀노소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김용만
테마가 있는 축제시문화 축제가 끝난 후 오후에는 운동장에서 다양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발명 동아리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는 자전거를 가져와 시연을 가졌구요. 학교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를 파는 좌판도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은 다양한 물품들을 가져 오셔서 벼룩시장을 개최하셨습니다.
직접 만든 음식을 파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네팔 아이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물품판매 좌판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먹거리를 팔고, 풍선 던지기를 하고 1년 동안 학교생활하며 만든 작품들도 전시했습니다. 온 학교가 구석구석 볼거리, 먹거리, 구경거리였습니다.
게다가 전 교장선생님이셨던 여태전 교장선생님도 오시고 작년까지 근무하셨던 많은 선생님들도 오시며 학교의 흥은 극에 달했습니다. 태봉의 대표적인 문화로 허그 문화가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안으며 반가움을 표하는 것이 정말 따스했습니다.
이날 박종훈 교육감도 태봉고등학교를 깜짝 방문하여 축제를 함께 했습니다. 태봉고의 축제를 보시니 어떤 생각이 드시냐고 여쭈었습니다.
"다른 학교도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롭게,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보니 이 모습이 본래 아이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학교에서 자유롭고 격식에 쫓기지 않는 이런 생활이 일상이면 좋겠습니다. 저는 태봉고니깐 이런 축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모든 학교에서 이런 축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본래 선하고 자유롭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 주는 것, 일반 학교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저도 배추를 사고 경품으로 호미를 뽑았습니다. 놀러 왔다가 선물을 받은 느낌입니다. 저에게도 재미있는 축제입니다."아직도 성장 중인 태봉고등학교태봉고등학교의 축제는 올해로 5회째입니다. 박영훈 교장선생님이 2대 교장이시니까, 아직 신생학교지요. 개교 때부터 많은 관심과 질타를 받았던 학교입니다. 전국 최초의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힘이 되기도, 짐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아직까진 잘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태봉 가족들은 새로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이런 대안적 모습을 고민해야 한다. 이런 것은 바뀌어야 한다'며 아직도 학교 안은 시끄럽습니다. 언뜻 보면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태봉의 힘입니다. 교무실에서도 지위나 나이가 앞서지 않습니다. 모든 교사는 동등하게 발언하며 누구나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구나 학교 일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선생님과 싸울 수도 있습니다. 태봉고에 재직 중인 류주욱 선생님의 말입니다.
"전 아이들이 저에게 반항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대들라고 가르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도 대들지 못했던 학생이, 어찌 사회에 나가 세상에 대들며 자랄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이 대들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싸움을 안 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 아니라 싸움 후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더 교육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태봉고의 아이들은 반항하는 아이들이었으면 합니다."완벽한 학교는 아닙니다. 태봉고의 모든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모든 학부모님들께서 학교를 만족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직도 태봉은 싸워가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지 않는 태봉고에서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학교가 지긋지긋하다고 하던 졸업생들이 학교에 찾아와 울면서 선생님들께 안기는 것은 우연은 아닐 것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행복한 학교가 되기 위해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면 학교는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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