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과 만찬모임 가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명박 전 대통령이 MB정부에서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선진한반도포럼' 소속 인사들과 2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찬 모임을 마친 후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남소연
12조 4600억 원. 로또 1등(624회 당첨금 30억 원)에 4000번쯤 당첨돼야 쥘 수 있는 돈이다.
이 천문학적인 돈은 MB 자원외교를 책임진 광물자원·가스·석유공사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지불해야 할 총 '이자' 비용이다. 갚아야 할 원금이 아닌 순수 이자만 이 정도다. 자원 3사는 2015년 한 해에만 1조 5879억 원, 2016년에는 1조 6099억 원, 2017년에는 1조 6064억 원을 각각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한해 예산 1조 5000억 원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 있는 돈이다.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밥을 먹일 수 있는 돈을 해외 자본 배불리기에 쓰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이자가 발생한 핵심적 이유 중 하나가 자원 3사의 '고금리 채권·펀드 발행' 때문이라는 데 있다. 30년 동안 6.4%의 이자(580억 원)를 따박따박 지급해야 하는 채권에 2018년까지 8.5%의 이자(110억 원)를 내야 하는 펀드까지 존재한다. <오마이뉴스>는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사 공사로부터 받은 부채현황 자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홍 의원은 "자원 3사의 부실이 심각해지니 자금 조달도 어려워지고, 조달하더라도 높은 금리의 나쁜 조건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무리하게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들어 빚을 지고 이로 인해 높은 금리로 돈을 조달해 부채가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다.
530억 매 해 이자로 지급하는 가스공사 "6.4% 이자, 굉장히 낮은 수준"홍영표 의원실이 자원 3사의 부채와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곳은 가스공사였다. 2015년 기준, 금융 부채는 30조 5529억 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이자비용만 1조 485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처럼 큰 부채와 이자를 내고 있는 것은 가스공사가 '고금리'로 채권을 발행한 것도 한 이유다.
'고금리'의 대표적인 예가 2012년 1월 가스공사가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이다. 가스공사는 6.396%의 고금리를 2042년까지 지급하는 30년 장기 회사채권 8300억 원 가량(7억 5000만 달러)을 발행했다. 이에 따라 30년 동안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할 이자만 매해 530억 원이다.
가스공사는 미 국채 금리 2.946%에 3.45%의 금리를 '얹어주는' 방식으로 고정금리를 정했다. 30년 장기 채권 발행을 담당한 가스공사 측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6.4%가 지금 보면 고금리이지만 당시 판단에서는 굉장히 낮은 수준이었다, 미 국제 금리가 최저 상태였고 과거 40년을 통틀어 봤을 때 (미국채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공사 내부적으로는 해외 사업에 연간 20억 달러가 소요되는 등 중장기적 계획이 잡혀 있어 외채 발행을 많이 해야 했다, 해외자원개발을 적극적으로 펼치던 상황에서 해외 자원 개발이라는 게 20~30년을 내다봐야 하니 30년 장기 채권을 발행한 것"이라며 "기재부와도 협의를 마친 후 채권을 발행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