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카톨릭청년회관에서 <탈바꿈: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가 열리고 있다.
이희훈
이웃나라 일본이 한순간에 회복 불가능 상태로 빠지는 걸 목격하고도 한국 정부의 탈핵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탈바꿈 :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아래 탈바꿈) 출간기념 북콘서트에서 김 교수는 "한국은 오늘 원전 사고가 나도 놀랄 일이 아닌 나라"라며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에 이어 한국이 그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탈바꿈>은 김 교수를 포함한 탈핵 활동가 21명이 방사능이 인류 건강과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 핵발전소의 위험성, 재생 가능한 대안에너지의 필요성 등을 쉽게 풀어 쓴 '탈핵 입문서'다.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기획으로 출발한 이 책은 원전에 대한 지식과 함께 탈핵을 위한 실천 방법도 안내한다.
김 교수가 한국이 다음 순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과거 원전 사고에서 찾아낸 공통점이다. 그는 "미국, 소련, 일본 등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나라의 공통점은 원전 개수에 있다"며 "차가 많은 나라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듯, 원전을 많이 보유한 나라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원전을 보유한 나라다.
또한 후쿠시마에서 폭발한 원전은 모두 30년 넘게 가동된 것들이었다. 한국에도 30년 넘게 가동 중인 원전이 3개나 되지만, 폐쇄하지 않고 계속 수명을 연장해서 쓰고 있다. 김 교수는 "상식적으로 봐도 30년 이상 돌아가는 기계는 없다"며 "수명을 넘긴 노후 원전을 더 이상 쓰면 안 된다는 걸 후쿠시마가 보여줬지만 한국 정부는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 국토 중 고농도 오염으로 분류된 곳의 면적은 남한의 크기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는 바꿔 말하면 남한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전 국토가 고농도 오염 지역이 된다는 뜻이다. 전 국민이 꼼짝없이 이민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원자력은 "10만 년의 저주"다. 사고 이후에는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뒷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핵폐기물이다. 원전에서 나온 폐기물 중 방사선 세기가 강한 고준위폐기물은 2~3분만 보고 있어도 즉사할 정도로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때문에 최소 10만 년을 밀폐된 공간에 보관해야 하는데, 김 교수는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단언한다.
"일본 국토 중 고농도 오염 면적은 남한 크기와 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