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 10월 15일 이우환 작가에게 보낸 서신. 이 편지에서 권영진 시장은 작품 수와 참여작가에 대해 알려달라고 했지만 이우환 작가는 가격에 대해 대답하지 않는 대신 지금까지의 미술관 건립 계획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훈
이우환 작가가 이미 대구시에 미술관 건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대구시는 계속 미적거리며 건립 예산을 편성했다. 결국 대구시의회가 나서 예산을 삭감하고서야 미술관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대구시는 2일 오전 대구시의회 의장단 회의에서 미술관 포기 이유를 설명한 데 이어, 오후에는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일부 기자들만 지켜보는 가운데 정태옥 부시장과 안국중 문화체육관광국장이 미술관 포기를 발표했다.
정태옥 부시장은 "이우환 작가가 보낸 편지가 감정적이어서 누그러뜨린 후 다시 협의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며 "예산을 책정하기 전에 미술관 건립을 포기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권영진 시장이 보낸 편지의 핵심은 작품 구입비와 참여 작가의 명단을 알려달라는 것이다"라며 "총사업규모가 나와야 미술관 추진을 하든지 안 하든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구시가 그동안 시민들을 속이고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우환 작가가 자신이 보낸 편지에 대해 '공개를 전제로 쓰여진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구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재화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대구시가 이우환 작가의 편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비난하고 "더 이상 이우환 미술관 건립에 대해서는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도 "그동안 시민들이 이우환 미술관을 반대했지만 대구시는 끝까지 밀어붙이려다 망신만 당했다"며 "시민들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혈세를 낭비한 공무원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공유하기
'이우환 미술관 포기' 대구시, 시의회에 책임 떠넘겼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