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스탠드 조명대신 0,7W의 전구를 켠 서재
이안수
#1
대처를 사는 우리의 잃어버린 보물 중의 하나가 어둠입니다. 도시에서 아니, 사람이 사는 모든 마을에서 이제는 칠흑 같은 어둠을 만날 수 없을 듯합니다.
거리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은 새벽에도 간판은 밝게 빛을 쏟아놓습니다. 인적이 끊긴 시간, 길목마다 가로등이 어둠을 쫓고 있습니다.
헤이리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저는 어제(12월 10일) 한 어머님으로부터 예약전화를 받았습니다.
"모티프원의 한 공간을 예약하고 싶습니다.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입니다. 그런데 아들이 별을 볼 수 있는 곳을 원해요. 헤이리에는 아직 별이 있지요?" 유학을 떠나는 고등학교 2학년의 아들이 한국을 떠나기 전 소원한 두 가지는 '엄마와 단 둘만의 시간'과 '별빛'이었습니다.
#2별을 보기위해서는 어둠이 필요합니다. 헤이리는 네온사인을 금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인 가로등의 조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긴 토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