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란 작 "삶의 무게만큼 자유로워지리라".
신미란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모티브는 '인물상'이다. 어린아이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이 그림의 주인공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 인물들은 사회 '소외계층'이라 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이웃이다.
손수레에 파지 상자를 키보다 훨씬 높게 쌓아 끌고 가는 할머니를 그려놓고 "삶의 무게만큼 자유로워지지라" 했고, 추운 겨울 두툼한 옷을 입고 눈을 감은 채 팔짱을 끼고 앉은 할머니를 그려놓고 "한겨울, 깊은 상념"이라는 제목을 붙여 놓았다.
구부정한 허리에 앞치마를 두른 재래시장 생선가게 주인처럼 보이는 아주머니를 그려놓고 "흐린 날, 도시를 등진 시선"이라 했고, 도심 빌딩숲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를 그려놓고 "회색빛 도시와 아이의 호기심"이라 해놓았다.
또 화가는 대야에 팔 물건을 담아놓고 두툼한 옷에 목도리로 머리를 감싼 할머니를 "거리의 수도자"라 했다. 우리 이웃들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
창원대 김해동 교수(미술학)는 "각 인물상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고발하되 그것을 시사하는 요소들을 페르소나적으로 등장시킴으로써 화가는 '이성과 의지를 가진 존재자로서 자유로이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주체'의 모습을 적극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남민미협 회원인 신미란 화가는 그동안 두 차례 '수채화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해 부산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