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신은미씨의 통일 토크콘서트를 앞두고 테러 예고 글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 <네오아니메>의 메인 페이지.
네오아니메
지금까지 밝혀진 A군의 행적에서 간과해선 안 될 키워드가 '일베'와 '증오범죄'다. A군은 테러 직전까지도 한 사이트에 폭발물의 재료와 제조 과정, 그리고 콘서트 현장의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봉길센세의 마음으로"라는 표현을 쓴 이 '일베 준회원'은 "지상낙원" 운운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폭발물을 던졌다고 한다.
이것이 비단 이 고3 학생 한 명을 단죄한다고 끝날 일인가. 지금도 <일간베스트>(아래 일베) 게시판에는 "열사를 돕자"는 명목으로 모금이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법률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견도 확인할 수 있다. <채널A>와 인터뷰를 가진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만에 1300만원이 들어오다 보니까, 저도 상당히 놀랐고, 일단 변호사비는 (A군 측에) 보냈습니다."무덤에서 윤봉길 의사가 달려 나올 일이 이제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로 극우 내지 우파의 정치적 목적 달성의 위해 암살, 파괴 따위를 수단으로 하는" 백색테러를 버젓이 옹호하는 세력을 거센 비난에 직면시키지 못하는 세태. 그 테러의 원산지라 불러도 무방할 일베에는 오늘도 희희낙락하는 글들이 횡행하는 중이다.
'행게이(행동하는 게시판 이용자)'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기를 염원했던 저들이 소원을 이룬 것이 바로 '폭식투쟁'이었다.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을 광화문 광장에서 욕보였던 그들과 맥을 공유하는 A군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 수법과 결과가 사제폭발물이란 엄청난 결과물로 나타났다는 점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결국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로 번지는 것 아니냐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당내 백색테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제명시켜야 한다"는 하태경 의원의 발언이다. 진영 논리에 입각해 테러까지도 옹호하려는 어리석은 이들을 우리는 오늘도 확인할 수 있다.
<TV조선>을 비롯한 일부 보수언론들은 명백한 테러를 "인화물질 투척"이라며 죄질을 낮추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종북'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다. 나라사랑어머니연합 등 6개 보수단체는 어이없게도 A군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낼 뻔했던 테러까지도 자기 이익에 맞게 왜곡하고 옹호하려는 몸부림들에 몸서리쳐질 지경이다. 한국사회가 진정 이정도로 후퇴한 것인가.
지금은 용서보다 단호한 처벌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