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압박받는 '빅3'... 제 갈길 갈까

정세균·박지원·문재인 불출마 요구 높아져... "못 나오게 압박하는 게 정당한가?"

등록 2014.12.17 13:21수정 2014.12.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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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출마' 문재인·정세균·박지원, 비대위원직 사퇴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이 17일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비대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뒤 문희상 비대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전대출마' 문재인·정세균·박지원, 비대위원직 사퇴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이 17일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비대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뒤 문희상 비대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남소연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는 정세균·박지원·문재인 의원에게 당 일각에서 '불출마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과 우상호 의원 등 486출신 의원들과 함께 원외에 김부겸 전 의원까지 이들의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당의 쇄신을 위해 새로운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정치인의 의사결정을 세력으로 압박해 막아서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지원 의원은 17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불출마 요구에 "항상 비판적인 시각도 있고, 지지하는 시각도 있다"라며 "그분들의 충정도 이해하지만 내가 갈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 사실상 전대 출마를 굳혔으며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불출마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 의원 측에서도 "외부 조건을 따지며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의원과 문재인 의원은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두 사람 모두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만 당 일각의 지적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정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불출마 요구) 얘기를 듣고 있다, 그런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고, 그것을 포함해서 고심하고 있다"라며 "내가 진짜 당에 소용이 있겠는지, 수권정당으로 만들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당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은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문제는 대안이 제시돼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당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흐름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출마 요구가 새로운 대안과 함께 제기돼야 한다는 지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문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이러한 불출마 요구에 "정치사적으로 굉장히 퇴행된 행동"이라며 "정치적 비전과 내용을 가지고 싸워야지 나오지 말라고 압박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몇몇 의원들은 15~16일 문재인, 정세균 의원과 연쇄 회동해 전대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박지원 의원과도 접촉해 불출마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고, 우상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의원들도 '개혁적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고, 빅3를 포함해 기존 인물로는 당의 혁신이 어렵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전대출마 여부 발표 연기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대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이른바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의 불출마에 대한 당내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 마저 불출마를 발표한다면 현재의 당내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며 "저는 당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뜻을 같이 하기 위해서 (전당출마 여부에 대한) 발표 시점을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전대출마 여부 발표 연기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대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이른바 빅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의 불출마에 대한 당내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 마저 불출마를 발표한다면 현재의 당내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조언이 많았다"며 "저는 당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뜻을 같이 하기 위해서 (전당출마 여부에 대한) 발표 시점을 연기한다"고 설명했다.남소연

이러한 움직임은 원내 의원들뿐 아니라 당의 원로들과 원외 인사들까지 나서고 있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출마가 점쳐지기도 했던 김부겸 전 의원이 자신의 출마여부를 유보하고 사실상 3인의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신이 출마여부를 유보하는 것이 3명 후보의 출마를 견제할 수 있고, 그 사이에 대안이 될 수 있는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하고, 불출마 가닥이 잡히면 자신도 경선에 뛰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전 의원은 17일 여의도의 한 찻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사이에서 빅3 중심, 친노-비노 대립 구도로 가는 것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당신의 불출마가 이런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라는 유인태 의원의 조언을 받아들여 출마여부를 미루기로 했다"라며 "제가 버텨주는 것만으로 이인영 의원 등 새로운 세대의 출마선언이 이어질 것이고, 전당대회가 친노-비노 계파싸움으로 가지 않을 조짐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김부겸 #박지원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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